(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신한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로부터 13일 만장일치로 차기 회장으로 추천을 받아 3년의 신임을 다시 얻은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행원 출신 최초 회장'이다.

입행 후 33년 만에 신한은행장에 올랐던 지난 2015년, 신입행원 출신으로 처음으로 신한은행에서 은행장이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또 2년 만에 회장에 오른 그는 내년부터 두 번째 회장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

'엉클 조'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조 회장은 소탈한 성품에 선후배들의 신망이 두텁다. 은행장 시절 자신의 사무실에 직원들을 초대해 월례조회를 하는가 하면, 회장이 된 지금도 임원들의 보고는 대면보다 휴대전화 문자와 태블릿PC를 선호한다.

신한은행 뉴욕지점장을 역임하며 일찌감치 글로벌 시장을 경험한 그는 국내보다는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에 의미를 뒀다.

2017년 회장에 취임한 이후 아시아 리딩금융을 내세우며 최근까지 1등 아닌 일류 신한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물론 분기 당기순이익 9천억원 시대를 열며 첫 회장 임기 동안 KB금융그룹에 내줬던 리딩금융 타이틀을 되찾아 온 것은 조 회장이 연임할 수 있었던 주효한 배경이 됐다.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와 아시아신탁 인수에 연이어 성공하며 그룹의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를 강화한 게 컸다. 특히 약 3조3천억원에 품게 된 오렌지라이프는 과거 조흥은행과 LG카드에 이어 10년 만에 등장한 그룹의 '빅 딜'이었다. 과거의 외형적인 성장에 취해 한동안 안주하고 있었던 그룹 내에 큰 변화를 불러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원신한(One Shinhan)' 관점의 그룹사 간 협업을 강조한 그가 사업부문별 매트릭스 조직을 구축한 것도 새로운 시도였다.

투자금융을 담당하는 GIB와 고유자산을 운용하는 GMS는 이미 그룹 비이자이익의 한 축을 담당하는 주요한 매트릭스로 성장했다. 정통적인 매트릭스 영역인 글로벌과 WM, 디지털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면, 올해 선보인 퇴직연금, 부동산 부문의 협업 체계도 새로운 먹을거리를 발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조 회장은 인사에 있어서도 정통적인 방식을 거부했다. 회장에 오른 뒤 그의 인사에는 발탁, 세대교체와 같은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어느 곳보다 순혈주의가 강했던 신한에 외부인재 수혈이란 새바람도 넣었다. 특히, 디지털과 자본시장, 보험 등 기존 은행원이 한계가 있는 영역은 최고경영자(CEO)를 외부에서 모셔오는 데 적극적으로 나섰다.

신한금융 고위 관계자는 "과거 CEO 중 가장 깨어있는 생각과 방식을 가진 분"이라며 "개방성과 수용성, 그에 걸맞은 추진력에 있어 후배들에게 매번 신선한 자극을 준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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