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국내 배달앱 1위인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2위 배달앱인 요기요의 모회사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팔린다.

우아한형제들은 DH가 우아한형제들의 국내외 투자자 지분 87%를 인수하는 내용의 협약을 맺었다고 13일 밝혔다.

DH는 우아한형제들의 전체 기업가치를 40억달러(약 4조7천500억원)로 평가하고, 힐하우스캐피탈, 알토스벤처스, 골드만삭스, 세쿼이아캐피탈차이나, 싱가포르투자청(GIC) 등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인수키로 했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시장의 급격한 성장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회사를 지키기 위해 주식시장 상장과 신규투자유치, 글로벌 기업과의 연합 등 다양한 방안을 고민했다"면서 "DH와 협상을 통해 더 큰 기회를 얻고 더 강한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하에 인수·합병(M&A)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 등 우아한형제들 경영진이 보유한 지분 13%는 추후 DH 본사 지분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김 대표는 DH 경영진 가운데 개인 최대주주가 되며, DH 본사에 구성된 3인 글로벌 자문위원회의 멤버가 된다.

DH가 독일 증시 상장사여서 이번 딜로 우아한형제들은 프랑크푸르트 증시에 상장한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됐다

앞으로 기업 가치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에서 시장 확장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대형 IT플랫폼들에게 잠식당하기보다는 글로벌 기업과 협력체계를 구축함으로써 국내 시장 보호와 해외 진출을 동시에 노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양사는 또 또 50대50 지분으로 싱가포르에 합작회사인 '우아DH아시아'를 설립하고 글로벌 진출에 나선다.

김 대표는 신설 법인 우아DH아시아의 회장을 맡아 배달의민족이 진출한 베트남 사업은 물론 DH가 진출한 아시아 11개국의 사업 전반을 경영한다.

DH는 현재 대만, 라오스,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싱가포르, 태국, 파키스탄, 필리핀, 홍콩 등에서 배달 사업을 하고 있다.

이번 합작회사 설립으로 우아한형제들은 향후 아시아 시장에서 신규로 진출하는 배달앱 서비스에서 배달의민족 또는 배민 명칭을 사용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이미 진출해 있는 태국, 대만, 싱가포르, 홍콩, 말레이시아, 필리핀을 포함해 남아있는 아시아의 더 많은 국가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아한형제들 주요 경영진의 일부는 저와 아시아 경영을 맡고, 일부는 한국 사업을 더욱 탄탄하게 만드는 역할을 할 예정"이라며 "이번 M&A로 중국을 제외하고 세계 1위의 푸드딜리버리 서비스 기업이 된 것에 대한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고 자신했다.

한편, 김 대표가 아시아 사업을 맡으면서 우아한형제들의 국내 경영은 김범준 부사장이 맡는다. 김 부사장은 내년 초 최고경영자(CEO)에 취임할 예정이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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