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를 사실상 타결한 데 힘입어 상승했다.

13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89달러(1.5%) 상승한 60.0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9월 중순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60달러 위에서 마감했고, 주간 기준으로 1.5% 올랐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미·중 1단계 무역합의 관련 소식과 영국 총선 결과 등을 주시했다.

미국과 중국은 이날 1단계 무역합의 문건에 대한 합의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양국은 다음 달 초에 무역 합의문에 정식으로 서명할 계획이다.

미국은 중국산 제품 약 1천200억 달러어치에 부과하던 관세 15%를 7.5%로 낮추기로 했다. 또 오는 15일 예정됐던 신규 관세의 부과는 취소했다. 다만 중국산 제품 약 2천500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율 25%는 유지하기로 했다.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등의 구매를 상당폭 확대하기로 했다.

미국 측은 중국이 미국 농산물 구매를 최소 400억 달러로 확대하고, 이를 500억 달러까지 늘려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 측에서는 농산물 구매 규모와 관련한 명확한 대답은 내놓지 않았다.

무역합의 소식이 공식적으로 발표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다소 개선됐다.

다만 중국산 제품 2천500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가 그대로 유지되는 데다, 농산물 구매 규모에 대한 미·중 양측 발표의 차이 등을 고려하면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못하는 양상이다.

뉴욕 증시에서 주요 지수도 양측의 발표 내용을 소화하면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영국 브렉시트 불확실성이 대폭 줄어든 점은 유가 상승을 거들었다.

전일 실시된 영국 총선에서 집권 보수당이 절반을 훌쩍 넘긴 365석을 확보했다. 노동당은 203석 확보에 그쳤으며, 모든 야당의 의석수를 합한 것보다 보수당의 의석이 80석 더 많았다.

보수당의 압승으로 브렉시트 타결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안도감이 형성됐다.

글로벌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웠던 무역전쟁과 브렉시트 위험이 완화되면서 원유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도 경감됐다.

미국 원유 채굴장비 수가 8주 만에 증가한 점은 유가의 상단을 제한했다.

베이커휴스에 따르면 이번 주 미국 내 운영 중인 원유 채굴 장비 수는 667개로 전주보다 4개 증가했다. 이는 미국 산유량 증가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무역 긴장 완화 등이 유가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유진 웨인버그 연구원은 "미·중 합의와 브렉시트 위험의 종료로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면서 "이는 유가에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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