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은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타계를 애도하며 "산업화의 기틀을 만든 선도적인 기업가였다"고 회고했다.

허 회장은 15일 추도사를 통해 "구 회장은 한국에 제조 산업이 태동할 무렵, 직원들과 동고동락하며 현장 경영의 모범을 보여줬다"며 "직원들과 함께 고민하는 그곳에서 국민 생활을 윤택하게 하는 제품을 만들어 보자는 회장님의 큰 뜻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의지는 우리나라 전자, 화학산업의 주춧돌이 됐고 지금도 한국경제의 두 기둥으로 남아 대한민국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했다.

허 회장은 또 구 회장을 기업을 넘어 나라의 미래를 위했던 애국자였다고 회고하며 "격변의 시기에 전경련 회장을 역임하며 국가와 사회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고 평했다.

그는 "구 회장은 각 분야 산업 현장을 직접 방문하며 경제 선진화에 힘썼고, 한일 재계회의 등 민간경제 외교를 이끌며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또 "기초과학이 곧 나라의 미래라고 여기며 기술 대국에 큰 뜻을 뒀다"며 "연구개발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했던 시절, 기술의 우위가 모든 것을 뛰어넘는 시대를 예견하며 혁신적인 기술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기존의 관행을 뒤집고 철저히 고객의 관점에서 기술 혁신을 해보자던 회장님의 말이 생각난다"며 "이후 민간 최초로 중앙연구소 설립을 이끌며 기술 강국의 미래를 위한 걸음을 시작했다"고 뒤돌아봤다.

허 회장은 "매년 기술 경영을 강조하던 그 모습이 지금도 우리 마음속에 남아 있다"며 "덕분에 지금 우리나라는 회장님의 뜻 위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가진 나라 중 하나가 됐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또 구 회장이 인재를 중시하고 사람을 사랑했다며 "기업의 원천은 사람 그 자체라고 여기며 인재 육성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며 "회장님의 인재 육성에 대한 의지는 기업 안에서 머물지 않고 국가 전체로 퍼져갔다"고 회고했다.

이어 "국내 약 70여개 연구소를 만들며 훌륭한 인재들이 맘껏 아이디어를 펼칠 수 있는 새로운 장을 만들어 줬다"며 "결국 사람에게 모든 것이 달렸다고 하시던 회장님의 그 뜻은 지금도 부존자원 없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절실함으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아울러 구 회장에 대해 "이웃들의 아픔을 보듬어 주던 따뜻한 어른이었다"며 "형편이 어려워 학업이 어려운 이들에게 배려의 손길을 내밀어 줬다"고 했다.

그는 "홀로 어려움을 딛고 일어설 때까지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며 "교육 분야를 넘어 문화예술에까지 회장님의 손길이 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또 "문화재단, 아트센터 등을 설립해 대한민국의 문화수준을 한 단계 끌어 올렸다"며 "회장님 덕분에 많은 이들이 재능을 펼칠 수 있었고 많은 국민들이 함께 행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지금 한국 경제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세계 각국은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하면서 무역 전쟁을 벌이고 있다. 미래에도 기술과 인재가 최우선이던 회장님의 말씀이 더욱 크게 다가오는 이유"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 어느 때보다도 회장님의 지혜와 경륜이 절실하게 느껴지는 오늘"이라며 "더는 뵐 수 없다는 이 현실이 야속할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회장님의 발자국은 한국 경제발전의 한가운데 뚜렷이 남아있다"며 "회장님의 헌신은 저희 모두와 언제나 함께할 것"이라고 추도사를 맺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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