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노사분규에 따른 한국의 노동 손실일수가 일본의 172배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007년부터 10년간 한국과 미국, 일본, 영국 등 주요 4개국의 노사관계지표를 분석한 결과, 임금근로자 1천 명당 10년간 평균 노동 손실일수는 한국이 4만2천327일로 일본(245일)의 172.4배에 달했다고 15일 밝혔다.

영국은 2만3천360일, 미국 6천36일로 역시 한국보다 적었다.

지난 10년간 평균 노동조합원 수는 한국 180만7천명, 미국 1천492만8천명, 일본 996만8천명, 영국 656만2천명으로 한국이 가장 적었다.

반면 지난 10년간 평균 쟁의 발생 건수는 한국 100.8건, 미국 13.6건, 일본 38.5건, 영국 120.1건으로 한국이 두 번째로 많았다.

지난 10년간 노조원 1만 명당 쟁의 발생 건수도 한국 0.56건, 미국 0.01건, 일본 0.04건, 영국 0.18건으로 한국이 가장 많았다.

노조원 1만 명당 쟁의 건수로 보면 한국이 영국의 3배, 일본의 14.4배, 미국의 61.2배 많았다.

미국과 일본은 노조원 수가 한국보다 많았지만 쟁의 건수는 한국보다 적었고, 영국은 한국보다 쟁의 건수는 많았지만 노조원당 쟁의 건수는 한국보다 적었다.

10년간 쟁의참가자 수는 한국 10만6천명, 미국 7만6천명, 일본 7천명, 영국 43만2천명으로 한국이 두 번째로 많았다.

지난 10년간 한·미·일·영 4개국 중 우리나라는 노조가입률이 가장 낮으면서 쟁의에 따른 노동 손실일수는 가장 많은 나라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년간 평균 노조가입률은 한국 10.3%, 미국 11.4%, 일본 17.8%, 영국 25.8%로 한국이 가장 낮았다.

노동조합 가입률의 10년간 추이를 보면 한국은 2007년 10.8%에서 2010년 9.8%로 떨어진 후 조금씩 상승해 2017년 10.7%로 10년 전 수준으로 올랐다.

미국은 2007년 12.1%에서 2017년 10.7%로 1.4%포인트(p), 일본은 2007년 18.1%에서 2017년 17.1%로 1.0%p 하락했다.

영국은 2007년 28.0%에서 2017년 23.2%로 4.8%p 떨어졌다.

임금근로자 천 명당 노동 손실일수 추이를 보면, 한국은 2007년 3만3천300일에서 2017년 4만3천200일로 9천900일 증가했지만, 미국은 2007년 9천300일에서 2017년 3천100일로 6천200일 감소했다.

일본은 2007년 600일에서 2017년 300일로 300일, 영국은 2007년 4만1천200일에서 2017년 1만200일로 2만1천일 줄었다.

한경연은 노사분규로 인한 근로손실일수가 많은 것은 국제평가기관의 노사관계에 대한 평가와도 일맥상통한다고 지적했다.

세계경제포럼(WEF) 노사협력 수준에 대한 평가에서도 지난 10년간 한국은 평균 123위로 미국(30위), 일본(7위), 영국(24위)과는 차이가 크다.

한국은 2007년 55위였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급격히 떨어져 130위권에서 계속 머무르고 있다.

WEF가 노동시장의 경쟁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노동시장 유연성 항목에 대한 올해 평가에서도 한국은 97위로 미국(3위), 일본(11위), 영국(14위)에 크게 못 미친다.

한경연은 이처럼 한국이 노사협력과 노동시장 유연성에 대한 평가가 낮은 것은 노사 간 대등한 협의가 이루어지기 힘든 제도적 환경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선진국과 달리 한국은 파업 시 대체근로를 금지하고, 사업장 내 쟁의행위를 부분적으로 허용하고 있어 노사 균형이 맞지 않고 노측에 유리하게 기울어져 있다는 것이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노측에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파업 시 대체근로 허용, 직장점거 금지 등 노사가 동등하게 협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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