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일부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디지털 창구의 빈틈을 보완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1~2년 전부터 디지털 창구를 도입해 직원과 고객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것과 함께 불완전판매를 사전예방하는 효과를 기대했다.

디지털 창구는 기존에 수기로 작성했던 투자확인서를 영업점 창구에 비치된 태블릿 PC를 통해 전자문서화한 것이다. 직원과 고객의 편의성을 극대화함과 동시에 기재누락에 의한 불완전판매를 사전 예방한다. 기재가 누락될 경우 다음 화면으로 넘어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자문서화는 맹점이 존재한다. 항목에 기재하면서 점만 찍어도 다음 항목으로 넘어갈 수 있거나 투자자가 체크를 잘못된 곳에 했을 경우 직원의 눈썰미에 의존해야 한다. 또 대필기재 등 직원의 도덕적 해이에 무방비다.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작년부터 스마트 창구를 도입했는데도,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검사 결과에서 불완전판매 의심 사례 중 하나로 기재누락이나 대필기재 사례가 발견된 이유기도 하다.

이에 일부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AI 등을 활용해 디지털 창구의 빈틈을 보완하려는 노력이 시작되고 있다.

하나은행은 내년 초를 목표로 오기재 필터링 시스템과 필체인식 AI를 개발하는 등 '하나 스마트 창구'를 고도화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투자확인서 작성 시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제대로 쓰지 않아도 다음 항목으로 넘어가는 점과 대필기재 등 직원의 도덕적 해이 가능성을 AI로 잡겠다는 의지다.

NH농협은행은 금융상품 상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투자상품 철회 기간 안에 AI를 활용해 투자확인서를 한 번 더 점검하는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를 개발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내년부터 실전에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최근 RPA를 신탁상품 일부에 시범 운영했다. 신탁 관련해서 확인해야 할 서류가 총 4건에, 체크해야 하는 항목은 70여개인데, 테스트한 결과 항목별로 90%대의 높은 신뢰도를 나타냈다.

IBK기업은행은 전산에서 설정된 값이랑 고객이 쓴 값이 일치해야만 다음 항목으로 넘어가는 등 업무프로세스 혁신(BPR) 시스템을 활용해 전자문서의 맹점을 최소화하려고 노력 중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전자문서뿐 아니라 수기문서도 영업점 직원만 확인하는 게 아니라 수신센터나 여신센터에서 서류를 한 번 더 검사한다"며 "다만, 두세번 봐도 사람은 실수할 수 있기 때문에 전산화 오류를 계속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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