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증권업계가 미국과 중국의 무역 합의에 대한 기대와 반도체 가격 상승 전망으로 다시 정보기술(IT) 기업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IT 기업을 집중 매수하는 등 수급도 개선되고 있다.

16일 연합인포맥스 주식 투자자별 매매 상위 종목(화면번호 3330)에 따르면 외국인이 지난 9일부터 전 거래일까지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6천500억원 정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8.5% 상승세를 나타냈다.

외국인과 함께 국내 기관이 삼성전자에 대한 강한 매수세를 보인 것도 삼성전자 주가 상승에 일조했다.

기관은 이 기간 3천억원가량 매수세를 보이며 국내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외국인은 삼성전자 외에도 SK하이닉스와 삼성전기, LG디스플레이 등에 강한 매수세를 보였다.

이 종목들은 같은 기간 6~9%대 강세를 나타냈다.

기관은 코덱스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코리아나 코덱스 200 등 상장지수펀드(ETF)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면서도 종목별로는 삼성전자와 함께 SK하이닉스, 삼성전기 매수에 집중했다.

보통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파는 종목은 기관이 저가 매수에 나서는 등 두 주체의 매매 패턴은 다르게 나타난다.

전문가들은 최근 외국인과 기관이 IT 대표 종목을 동시 매수하는 것은 실적에 대한 기대가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완화로 수출 정상화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특히 세계 메모리 반도체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는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와 함께 대형 IT 부품주로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삼성전기가 주목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증시에서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올해 재고조정 효과가 내년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국과 중국에서 5G 휴대전화 교체가 본격화하면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도 호재로 지목되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 분쟁 관련한 1차 합의로 국내 증시가 반등한 가운데 내년 유망한 업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가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며 "이달 반도체 가격 하락 둔화로 내년 반도체 가격 상승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증시 일각에서는 무역 협상 기대와는 별도로 외국인 수급이 IT 종목에 긍정적인 모습이라는 진단도 제기된다.

안현국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성장주 상승 탄력이 둔화할 때 외국인은 한국 반도체 비중 확대 경향이 있다"며 "외국인이 반도체 비중을 더 늘릴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그는 "미국 기업 실적은 한국보다 좋지만, 미국의 과거보다는 좋지 않다"며 "외국인의 한국 투자 포트폴리오가 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s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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