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금융시장 결산

(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2019년 서울외환시장은 유난히 대외 변수에 민감하게 움직인 한 해였다.

16일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올해 서울외환시장이 미·중 무역 분쟁을 중심으로 한 대외 변수에 크게 출렁였던 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원화가 '미·중 관계의 가늠자' 통화로 평가되며 헤드라인에 따른 급등락을 연출한 만큼 시장 참가자들의 체감 변동성도 컸다.

올해 달러-원 환율의 연고점은 1,223.00원, 연저점은 1,108.60원으로 고점과 저점 간 100원이 넘는 연간 변동 폭을 나타냈다.

또 환율이 특정한 방향성을 잡은 후 급격하게 레벨을 구축하는 '큰 장'이 수차례 나타났다.

시장 참가자들은 올해 달러-원 환율은 대외 트리거를 따라 큰 상승장과 하락장을 연출했던 한 해라고 전했다.

◇대외 변수에 흔들린 환시…'체감 변동성' 높았던 한해

올해 달러-원 환율에는 미·중 갈등을 중심으로 한 대외 이슈가 가장 중요한 환율 변동 요소로 작용했다.

특히 달러-원 환율이 급등락을 나타낼 당시 무역갈등, 위안화 흐름, 홍콩 갈등 등의 이슈가 트리거로 작용했다.

지난 8월 달러-원 환율이 1,220원을 상향 돌파하며 연고점을 경신했을 당시에는 10년여 만에 발생한 '포치(破七)'와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홍콩 사태가 트리거로 작용했다.

10월 초 미국과 중국 간의 부분 합의 기대감과 브렉시트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되자 달러-원 환율은 다시 하락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A 은행의 외환딜러는 "올해 달러-원 환율의 경우 역내 수급 상황보다는 대외 이슈에 방향성을 결정지었다"며 "올해 대외적으로 큰 이벤트가 많았고 이에 따라 시장의 불안감이 증폭된 한 해였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 딜러는 "올해는 특히 미·중 무역이슈가 모든 이슈의 블랙홀이 된 한 해였다"며 "다들 미·중 갈등 뉴스만 바라봤던 한 해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올해는 우리나라 외환시장이 대외 변수에 굉장히 민감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던 한 해"라며 "무역 분쟁 헤드라인에 대한 민감도가 강했고, '포치' 돌파 등 위안화 흐름에 매우 강하게 연동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민 연구원은 "올해 외환시장은 체감 변동성이 매우 높았던 장이었고, 대외 변수에 민감하게 움직였던 장이었다"고 평가했다.

◇큰 상승장과 하락장…역외 주도 장 아쉬움도

특정한 방향으로 강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나타냈던 달러-원 환율의 흐름도 올해 시장의 특징으로 꼽혔다.

달러-원 환율이 짧은 기간 내에 레벨을 급등시키거나 혹은 급락하는 '큰 장'이 여러 번 연출됐다는 설명이다.

시장에서는 올해 4~5월 국내 경제 역성장 우려로 촉발된 환율 상승 국면과 8월 연고점을 경신할 당시를 '큰 상승 장'으로, 환율이 급격히 레벨을 낮춘 하반기부터의 기간을 '큰 하락장'으로 평가했다.

빠른 기간 내 급격한 포지션 변동이 나오고 방향성이 강하게 설정되면서 환율이 강한 추진 동력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특히 달러-원 환율이 한 두달 만에 몇십원씩 급격히 레벨 조정한 사례 등이 올해 시장의 특징으로 거론됐다.

한 시장 참가자는 "올해는 시장이 한 방향성을 잡고 앞으로 달려 나가면 환율이 매우 큰 폭으로 급등락할 수 있다는 점을 시장 참가자들이 확인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며 "지난 8월 달러-원이 연고점을 뚫었을 때 느꼈던 강한 상승 동력은 2017년 이후 몇 년 만에 보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B 은행의 외환딜러도 "지난달 달러-원이 1,150원대까지 급격하게 레벨을 낮춘 데 놀랐다"며 "가격을 움직일 만한 실질적인 지표가 부재한 상황에서도 시장 심리가 앞서가면서 조정이 크게 일어났다"고 평가했다.

한편 올해 서울환시에서 역외 참가자들과 외국인 자금흐름 중심으로 시장이 크게 움직였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한 시장 참가자는 "올해 4월과 8월 달러-원 환율의 상승 장이 나타났을 때 역외 참가자들의 비드(매수)가 시장을 끌어올리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A은행의 외환딜러는 "올해 달러-원 환율의 경우 거래 주도권이 역외 쪽으로 흘러갔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물론 글로벌 자금 흐름이 환율에는 중요한 변수이지만 올해 달러-원 환율이 특히 해외 변수와 역외 거래자들의 방향성 설정에 영향을 많이 받았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올해 달러-원 환율 현물환 일 차트, 출처: 인포맥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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