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6 초강력 부동산 대책

"알맹이 하나도 없어…오진을 하니 처방전도 엉터리"

"文대통령 사과하고 눈·귀 가린 관료 문책해야 집값 잡혀"


 

(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뭐가 강력하다는 것이냐"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공격적으로 비판해 온 김헌동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의 대답은 냉소적이었다.

지난 16일 시가 15억원 이상의 주택 구입 시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초강력'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것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김 본부장은 싸늘한 반응이었다.

토지 공개념을 앞세웠던 과거 노태우 정부 수준의 정책은 내놓지 못하더라도 분양원가 공개와 반값 아파트를 내세웠던 현 야당의 과거 정책 정도는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게 그가 날 선 비판을 내놓는 근거였다.

김헌동 본부장은 17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정부가 어제 내놓은 대책을 보더라도 서울 일부 지역의 국지적 현상이다, 이렇게 진단을 한다. 그런데 그 진단이 잘못됐다. 오진을 자꾸 하니 처방전이 엉터리로 나온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주택시장은) 지난 2000년부터 20년 동안 엄청난 학습이 됐다. 정부가 어떤 대책을 내놓고 어떻게 움직이냐를 시장이 더 잘 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12·16대책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급작스럽게 2~3일 안에 만들어서 경제부총리가 나와서 발표한 것 같다"며 "알맹이가 하나도 없다. 내년 총선까지 집값이 계속 상승하도록 지켜보겠다, 이런 정도의 대책"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고가 주택에 대한 대출을 전면적으로 금지하겠다는 대책에 대해서는 "수도권에 30조원의 보상금을 풀고 있다"며 "고가주택을 사는 사람은 돈 없는 사람이 빌려서 사는 게 아니다"고 꼬집었다.

이른바 현금 부자들이 고가 주택시장에서 활개를 치는데 주택담보대출을 틀어막아봐야 효과가 없을 것이란 얘기다.

그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대형 국책사업으로 막대한 보상금이 풀리면 이게 다시 주택시장을 어지럽히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도 우려했다.

민간주택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을 확대하기로 한 방안에 대해서도 "과거 정부는 모든 지역에서 실시했다"며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국세청 등을 동원해 투기적 자금 조사와 감시를 강화하겠다는 대책에는 "(자금출처 조사는) 매일 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항상 해야 하는 것을 하는 시늉만 한다"고 비판했다.

김 본부장은 "집값이라는 고기를 잡으려면 촘촘한 그물망을 던져야지 5%, 10% 이런 조건을 달고 그물을 던지면 90~95%가 빠져나가 아무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고도 했다.

공시지가 현실화를 위한 대책도 너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무슨 공시가율을 5% 올리는 데 7년이 걸리느냐"며 "40%(경실련이 제시한 토지 공시가 현실화율)를 70%로 올린다면 이해가 간다. (정부가) 이런 식으로 거짓말을 한다"고 날을 세웠다.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국민과의 대화를 한 직후부터 30개월 동안 집값이 폭등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7월부터 12월까지 계속 집값이 뛰고 있었고 정부가 중간에 대책을 내놓으면 오히려 더 가파르게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도 사과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대통령과 국민을 속인 장관을 경질하고 관료들도 문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들은 더 가난해졌고, 지지하지 않는 강남 사람들은 5억, 10억씩 재산이 늘었다"며 "이것을 인정하고 사과하고 바로 잡겠다는 메시지가 분명하게 나오지 않는다면 집값이 안정될 거라고 믿지 않는다"고도 했다.

김 본부장은 분양가 상한제를 전면적으로 확대 실시해야 하며 2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해서는 대출을 아예 금지하고, 아파트 분양원가를 전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는 평소의 소신도 재차 강조했다.

지난 2006년 집값 폭등기에 여야 구분 없이 분양원가 공개와 반값 아파트 공급을 주장했다는 사실을 상기하며 "주변 시세의 절반 이하 값으로 새 아파트가 쏟아져 나와야 헌 아파트를 빨리 팔아야겠다는 생각을 가질 것"이라고도 했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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