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집중하던 증권사들이 신디케이트론으로 시야를 넓히고 있다.

부동산 개발 사업을 둘러싸고 움직이는 대규모 자금의 이동은 물론 각종 지원 업무를 수행하는데 따른 수익이 쏠쏠하기 때문이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이달 2일부터, 흥국증권은 이달 5일부터 신디케이트론 관련 대주의 대리 금융기관 업무를 개시했다.

앞서 키움증권이 올해 8월에, KR투자증권이 올해 4월에 신디케이트론 관련 업무를 시작했다.

증권사들은 대주를 대리해 협의·보고·통지, 대주의견 취합·통지, 이자계산·통지, 자금집행 동의 등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이같은 업무를 신고했다.

신디케이트론(syndicated loan)은 인수합병(M&A)이나 부동산 개발 등 규모가 큰 사업에 다수의 은행이 차관단을 구성해 일정 금액을 빌려주는 중장기 대출을 의미한다.

삼성증권은 이와 함께 내년 1월31일부터 부동산개발 사업 및 구조화과정의 자금관리 업무도 추가하기로 했다.

부동산 개발 사업에서 대출 약정서 또는 자금관리 대리사무 계약서에 정한 바에 따라 사업자를 대리해 자금관리 업무를 수행하는 일이다.

흥국증권은 지난 6월부터 기업보유 부동산 매각 관련 컨설팅과 거래 주선업무를 시작하기도 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신디케이트론을 바로 시작하는 것은 아니고 이 업무를 한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해두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운용업계도 부동산 개발 사업과 관련한 업무를 속속 추가하고 있다.

올해 들어 라임자산운용, 바른자산운용, 포트코리아자산운용, 빌리언폴드자산운용, 밸류시스템자산운용, 칼론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 더글로벌자산운용, 헤리티지자산운용, 케펠자산운용 등이 부동산 개발사업 자문과 컨설팅 업무를 추가했다.

아예 부동산 임대(전대) 업무를 시작한 곳도 있다.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알펜루트자산운용, 스팍스자산운용, 빌리언폴드자산운용, 밸류시스템자산운용, 아름드리자산운용 등은 임차중인 사무실 중 일부 남는 공간을 임대하겠다고 신고했다.

이처럼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이 부동산 개발 사업에서 보폭을 넓히는 것은 올해까지 증권업계의 부동산PF 시장이 100조원에 달할 정도로 성장한 점도 한 몫했다.

금융당국은 증권사의 PF 채무보증 규모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자 부동산 채무보증 한도를 자기자본 100% 까지만 할 수 있도록 고삐를 죄었다.

자기자본에 비해 과도하게 채무보증이 커질 경우 유동성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그럼에도 증권사들 입장에서 부동산은 포기할 수 없는 수익원으로 떠올랐다.

브로커리지에 의존한 수익구조를 벗어나 IB를 키우는 과정에서 부동산PF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최근 집값 상승세를 잡기 위해 부동산담보대출을 제한하는 초강력 부동산 안정화 정책을 내놓았지만 증권업계가 바라보는 부동산 개발업무의 영역은 이보다 광범위하다.

다른 증권사의 IB관계자는 "당국이 부동산 PF 규제에 나서면서 일부 대형사에서 PF인력을 줄일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증권사들이 IB에서 얻는 수익이 큰 만큼 부동산과 관련한 다양한 사업을 시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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