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국고채 급증 '공급 충격'…안심전환대출 우려까지

올해 채권금리는 연저점까지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지만, 내년 국고채 발행물량 급증과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용 주택저당증권(MBS) 공급 우려에 약세 쏠림이 심화했다.

정부는 내년 130조6천억원 한도에서 국고채를 발행할 계획을 밝혔다. 올해 수준(102조9천억 원)을 훌쩍 넘는 수준이다.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은 당초 목표액에 미달할 것이라는 전문가들 예상과 달리 신청이 폭주하면서 채권시장 내 수급 부담을 가중시켰다. 안심전환대출용 MBS 물량 20조 원은 이달부터 4개월 동안 채권시장에 공급된다.

연말로 갈수록 채권시장 내 수급 불균형 우려가 커지자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연합인포맥스를 통해 올해 국고채 발행 한도를 다 채우지 않겠다고 밝혔다.

◇ 슈퍼개미의 통큰 베팅…'출발 좋았지만, 손절 아픔도'

올해도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개인이 국채선물을 대거 매매하는 등 포지션을 잡아 눈길을 끌었다.

이른바 '슈퍼개미'는 유럽중앙은행(ECB) 정례회의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 공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등 굵직한 이벤트 전에 매수 포지션에 베팅해 막대한 평가차익을 거뒀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의 정체에 대해서는 소문만 무성할 뿐 알려지지 않았지만,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적어도 기술적 분석을 정교하게 할 수 있는 전문투자자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개인의 베팅은 올해 초부터 연달아 성공하면서 수익을 냈을 것으로 파악됐지만, 일부 손절의 아픔도 있었을 것으로 예상됐다.

◇ 연준의 비둘기파적 변신, 금리 인상에서 인하로

올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기준금리를 지난 7월과 9월, 10월을 포함해 세 차례 연속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현재 연준의 정책금리인 연방기금(FF)금리는 1.50~1.75%를 목표로 한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FF 금리선물 시장이 반영한 연준의 2019년 기준금리 동결 또는 인하 가능성은 10%대에 불과했던 만큼 연준은 올해 예상 밖 결정을 내린 셈이다.

연준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낮은 인플레이션 압력 등 경기 하강 국면을 대비한 보험용 금리 인하라는 점을 금리 인하 근거로 들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좌천시킬 것이란 협박성 발언도 서슴지 않는 등 노골적으로 금리 인하 압력을 가했다.

이에 미국경제연구소(NBER)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하 요구가 채권금리를 보는 관점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고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위협하는지 보고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 DLF 규제發 충격에 크레디트물 위축…한발 물러선 금융당국

국내 은행이 투자자를 대상으로 판매한 파생결합증권(DLS)·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이슈가 불거지면서 여전채를 중심으로 크레디트 채권시장 불안감이 고조됐다.

금융위원회는 수천억 원 규모의 파생금융상품의 대규모 손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에 크레디트물 시장은 지난 11월 중순에 DLF 규제 초안이 발표된 이후 스프레드가 꾸준히 확대하며 약세를 지속했다.

금융당국이 고난도 사모펀드의 은행 판매를 제한하면 DLS와 함께 성장한 여전채 시장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이달 나온 DLF 최종 대책안에는 은행의 주가연계신탁(ELT) 판매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등 규제 완화 내용이 담겨 우려는 한층 완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저성장·저물가에 커진 'R·D의 공포'…소비자물가 마이너스

올해 글로벌 경제는 경기 침체(Recession)와 디플레이션(Deflation) 공포가 확산했다.

물가가 낮다는 것은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현상으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심화시킨다.

한국은행은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2%로 설정해 통화정책을 운용하는데 경제성장률 하락과 낮은 물가 상승률은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직접적 요인이다.

지난 8월과 9월에는 국내 소비자물가가 두 달째 마이너스를 나타내는 등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졌다.

정부와 한은은 낮은 물가에도 디플레이션은 아니라고 적극 설명하고 있지만 채권시장 내 우려의 시선은 여전하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4%를 기록했다. 이전에는 2015년의 0.7%가 최저치였다.

hwroh@yna.co.kr

ybnoh@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9시 25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