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연말·연초를 앞두고 퇴직연금 자금이 채권시장에 대거 유입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채권시장 매수 수요로 연결될지 관심이 쏠린다.

시장참가자들은 연초에 퇴직연금 자금이 집행되면서 크레디트물 중심으로 강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예년보다 크레디트 스프레드 폭이 축소한 만큼 그 영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19일 연합인포맥스 Spread분석(화면번호 4748)에 따르면 전일 민평금리 기준 국고채 3년물과 'AA-' 카드채 사이 금리 스프레드 차는 48.5bp를 기록했다.

그동안 기준금리 인하 등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고금리 채권에 대한 수요가 몰려 크레디트물은 강세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됐다.

올해 크레디트 스프레드는 과거와 비교해보면 좁혀져 있는 편에 속한다. 작년과 재작년에는 국고채 대비 크레디트 스프레드가 60bp 전후를 기록했다.



<민평금리 기준 국고채 3년물 금리(빨강)와 카드채 AA- 금리(검정) 차트>



퇴직연금 자금은 단기로 빌려 운용한다는 점에서 만기가 긴 채권에 투자해 수익을 얻기는 어렵다. 따라서 단기 구간에서도 금리가 높은 카드채와 회사채 등 크레디트물에 투자가 몰린다.

시장참가자들은 과거에 비해 크레디트 스프레드가 이미 축소한 만큼 강세가 비교적 제한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험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연초에 퇴직연금 자금이 유입되면 크레디트 스프레드가 지금보다 줄어들긴 하겠지만 현재 축소 폭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에 11월 중순 이후 DLF 이슈가 불거지면서 스프레드가 벌어지는 듯하더니 10bp가량 올랐다가 다시 줄어든 상태"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연초가 되면 금리가 낮아지는 모습이 나타나는 만큼 연말부터 미리 매수에 나서는 수요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보험사의 채권 운용역은 "통상적으로 1월이 되면 채권시장에 자금 유입이 많아지면서 금리가 떨어지기 마련이다"며 "이를 감안해 일부 기관에서는 선제적으로 매수에 나서는 만큼 12월에는 발행 금리가 전일 민평금리 대비 언더로 찍히기도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기관에서는 퇴직연금을 운용해도 수익성을 얻기 어렵다는 인식이 나타나면서 강세 효과를 희석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체적인 기업 펀더멘털이 좋지 않은 점 역시 크레디트물 강세가 우량 등급 중심으로 선별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혔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국채금리가 너무 내려와 있어 크레디트 쪽으로 수요가 유입되고 있다"면서도 "통상 12월에 나타나는 '이른 연초 효과'는 금리 상승 우려 등으로 제한적인 모습이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내년에도 전체적인 기업 펀더멘털이 좋지 않아 선별적으로 우량 등급 쪽을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감독원 기준 2018년 말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190조 원으로 전년 대비 21조6천억 원(12.8%) 증가했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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