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중국 상무부가 내년 업무의 우선순위를 논의한 후 내놓는 연말 당조확대회의 성명서에서 무역합의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8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지난 13일 1단계 무역합의가 이뤄졌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중국 상무부는 지난 16~17일 이틀 동안 연말 당조확대회의를 진행했다.

당조확대회의 성명서는 '6+1' 중점사업을 소개하면서 이 중에 미국과의 경제 및 무역 갈등에 잘 대처하는 것을 포함한다고만 밝혔을 뿐 합의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었고 해당 목표에 대해 추가적인 설명도 내놓지 않았다.

SCMP는 "(무역합의에 대한 언급을 내놓는 대신) 상무부는 일대일로나 빈곤 문제 경감, 2020년 11월 상하이 수입 엑스포, 자유무역항 및 자유무역구 추진 등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면서 "왕서우원 중국 상무부 부부장은 류허 중국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무역협상단의 핵심 멤버 중 한명인데도 상무부가 이러한 반응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심지어 중국의 수출입 및 외국 투자를 규제하는 기관이자 무역 협상 및 합의 내용 이행에 책임을 지는 부서가 상무부(인데도 무역합의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왕 부부장 등 중국 무역협상단 측은 1단계 무역협상이 이뤄졌다는 데 대해서는 확인했으나 중국이 대미 수입 규모를 갑절로 늘린다거나 2년 동안 연간 400억 달러의 미국산 농산물을 수입할 것이라는 데 대한 압박은 거부한 상황이라고 매체는 설명했다.

SCMP는 한 중국 정부 당국 전직 관료가 상무부의 발언을 인용해 "중국 상무부 발언에 대해 너무 많이 추측해서는 안 되지만 일단 미국이 내놓은 여러 자세한 사항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본인의 파워를 보여주기 위해 무언가 행동을 취하고자 하는 열망이 강한 참을성 없는 사람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미국 측이 내놓은 자세한 사항이 양측(미국과 중국) 모두가 동의한 사항이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상무부 산하 연구소인 중국 세계무역기구연구회의 회장을 맡았던 훠젠궈는 "양측이 마지막 합의문 문구 밸런싱을 완전히 끝마치지 못했을 수 있다"면서 "1단계 무역합의는 양측이 공식적인 서명을 마치고 합의문이 공표되기 전까지는 시행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상무부 당조확대회의 성명서에 대해서는 "그냥 평범한 말일 뿐 새로운 것은 없다"고 평가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 수출업자들이 1단계 무역협상으로 관세가 줄어들고 교역량이 늘어난다는 데 대해 긍정적으로 볼 수 있겠지만 1단계 무역협상이 일종의 관리 무역을 장려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나틱시스의 알리시아 가르시아 헤레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오랫동안 미국이 원해온 무역 방식은 유럽뿐 아니라 일본, 한국에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무역합의의 핵심은 중국을 개혁하는 것보다 중국이 미국산 제품 수입을 늘리는 데 있다"면서 "중국 경쟁력을 높여주는 것이 아니라 무역 전환 효과를 노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단기적으로 미국에 좋고, 유럽연합(EU)과 일본, 한국에는 단기적으로 좋지 않으며, 중국에는 중기적으로 좋지 않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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