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내년은 카드사들이 디지털 혁신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원년이 될 전망이다.

돈의 흐름을 재빨리 읽어야 하는 자본시장에서는 이미 카드사의 미래를 핀테크의 유무로 판독하고 있다.

내년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하는 현대카드를 단순한 카드사냐, 디지털 핀테크 업체냐로 구별 짓는 것이다.

결제시장의 미래를 쥐고 있는 비자(Visa)나 마스터(Master)카드가 이미 디지털 혁신으로 방향을 잡고 카드사들도 이러한 변화의 움직임에 본격적으로 합류할 태세다.





◇ 바로미터 된 현대카드의 디지털 혁신

상장을 준비하는 현대카드의 가치평가는 시장에서 단순히 카드사로 분류하느냐 결제사업으로 성장하는 핀테크 기업으로 분류하느냐에 따라 확연하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카드의 PBR 0.64배를 현대카드의 자기자본(3분기말 기준) 3조2천748억원을 적용해 산출하면 현대카드의 가치는 2조959억원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IB업계에서 현대카드의 디지털 혁신 능력을 높이 산다면 그 가치는 3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카드를 단순한 카드사로 보느냐 디지털 혁신기업으로 보느냐에 따라 그 가치는 최소 5천억원 이상의 격차를 나타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이라는 용어를 직원들에게 설명하며 카드사의 미래가치가 디지털과 인공지능에 달려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카드 속에 감춰져 있는 데이터를 분석해 보다 다양한 결제 시스템을 발전시키고 고객 만족에 다가서는 것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는 것이 정태영 부회장의 중장기적인 전략이다.

현대카드는 당장 비용이 투입되더라도 디지털 혁신 부서를 따로 만들어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현대카드의 디지털 혁신이 중요한 이유는 카드사들의 미래 전략 사업을 IPO를 통해 가늠해볼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 경쟁자 많아지는데…카드사만의 강점 고민

현대카드의 사례에서 보듯이 하나의 카드 결제방식이 시장 전체를 장악하는 시대는 저물어가고 있다.

소비자들은 더 간편하고 혜택이 많은 결제수단을 찾아다니며 카드사에 끊임없는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의 변화를 눈치챈 글로벌 결제 관련 기업들은 변화를 이미 시작했다.

비자와 마스터카드는 글로벌 페이먼트 사업체를 인수하고 비접촉식 카드를 활성화하는 한편 전자상거래 시장의 편의성에 초점을 맞춘 각종 연계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마스터카드의 경우 지난 3분기 비접촉 결제 도입 확산으로 결제처리 건수를 전년대비 20% 이상 늘리며 최근 수년 내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데이터 처리 수수료 매출액도 17%의 높은 성장을 달성했다.

비자와 마스터카드의 높은 성장세는 디지털 혁신에 따른 실적 반영 결과로 평가받고 있다.

카드사들은 다양한 고객정보를 통한 빅데이터 연계로 고객 맞춤형 결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아직은 걸음마 수준이다.

카드사별로 보유한 고객 빅데이터 정보를 어떻게 활용하고 새로운 결제 시스템을 안착해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르는 간편결제업체들과 경쟁에서 이겨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간편결제 업체 한 관계자는 "현재 NHN, 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 업체 일부는 분기 흑자 전환을 이룰 만큼 성장이 빠르다"며 "신용카드가 가진 빅데이터를 어떻게 가공해 경쟁하느냐가 새로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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