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수용 기자 = 향후 사모펀드 시장에서 사모펀드 본연의 기능을 살리면서 투자자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타난다.

증시 전문가들은 23일 최근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건이나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등 사고가 이어지면서 전문투자자를 위주로 사모펀드 시장을 재편하고, 적시에 자본조달을 할 수 있는 사모펀드의 역할은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류혁선 카이스트 경영공학부 교수는 "올해 있었던 사모펀드에서의 사고로 시장 자체가 위축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다양한 구조로 적시에 금융상품을 구조화하는데 사모펀드는 매우 유용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류 교수는 "사모펀드 최종 투자자 수를 49인으로 제한할 때 개인전문투자자의 수는 풀어줄 필요가 있다"며 "미국의 공인투자자는 투자자 수 제한이 없고, 일본도 특정 투자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사모펀드는 제한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원 제한이 있다면 큰 건의 딜을 구성할 때 기관투자자 중심으로 빠르게 진행할 수밖에 없다"며 "투자 규모가 작은 개인 전문투자자를 대상으로 상품을 만들기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류 교수는 "개인 전문투자자에 대한 보호 장치가 충분히 가동된다면 해외처럼 투자자 숫자는 중요하지 않다"며 "정형화되지 않은 좋은 상품들이 기관투자자의 전유물이 되지 않도록 시장을 조성해줄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시장에서의 충격으로 사모펀드 시장의 건전화 단계가 진행될 것이란 전망도 나타난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헤지펀드가 크게 흔들린 이유는 시장이 안 좋아진 점도 있지만, 환매에 대응을 못 하는 등 유동성 문제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송 연구위원은 해외 헤지펀드에서도 유동성 문제가 취약하다는 것이 전체적인 의견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자율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나 유동성 관리를 하도록 규제·감독하는 게 소비자에게 이런 일이 없게 하는 것이고 크게 금융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진행되는 방향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헤지펀드 시장 규모는 과거 모멘텀이 지속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송 연구위원은 "개인 전문투자자에 대한 진입 규제가 낮아지면서 헤지펀드에 훨씬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는 여지가 열렸다"면서도 "다만, 최근 헤지펀드에서 큰 이슈가 터지면서 투자자 스스로 신중해져 개인 대상 헤지펀드의 투자 모멘텀은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모 PEF 시장에서는 내년도 인수·합병(M&A) 등 매물이 있기 때문에 기관투자, 주주권 행사와 관련된 시장에서는 올해 흐름이 계속 이어지며 전망이 나쁘지 않다고 송 연구위원은 덧붙였다.

헤지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회복되기 전까지는 투자 모멘텀이 줄어들 것이란 의견이 이어졌다.

최황 한국펀드평가 연구원은 "최근 공모·사모 펀드에 대한 투자자 불신이 커졌다"며 "투자자 불안이 커지며 펀드 시장 전체적으로 자금이 많이 빠졌다"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만약에 사모펀드에서 운용 내용을 공개했다고 해도 올해 같은 큰 이슈가 없지 않았을 것"이라며 "자료가 공개되는 공모펀드 수익률도 좋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사모펀드에 대한 신뢰 회복이 언제 어떻게 일어날 것인가가 미지수"라며 "이미지 쇄신을 위해서는 수익률 높고 안정적인 것을 보여줘야 하는데 사모펀드는 특성상 이런 점을 나타낼 수 없다"고 말했다.

sylee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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