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커버드본드 2조 발행 필요…자금조달 수단 다양화"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남궁원 KEB하나은행 자금시장사업단 본부장은 올해 은행들이 잇따라 발행한 원화 커버드본드에 대해 하나은행도 약 2조원 정도 발행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에 이어 녹록치 않은 내년에는 하나금융그룹 내에 자금시장 사업부문제를 도입함으로써 시너지 증대를 도모할 계획이다.

남궁원 본부장은 23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내년에 시장 상황을 주시하면서 커버드본드 등 자금조달 수단을 다양화할 계획"이라면서 "원화 커버드본드의 경우 잔액을 원화예대율 산정 시 예수금의 최대 1%까지 포함해주는 점을 감안해 약 2조원까지 발행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이달 말 안심전환대출 관련 주택저당증권(MBS) 발행 물량과 내년 국고채 발행 확대 등 유동적인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남궁 본부장은 "신종자본증권을 포함한 조건부자본증권의 발행도 경영 실적과 시장상황,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본비율 추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시기와 규모를 결정할 계획'이라면서 "그간 자금조달 수단과 투자자 기반을 다양화하기 위해 글로벌 공모채 이외에 포모사 채권, 캥거루 채권, 스위스프랑 채권 등을 발행해왔고 신디케이티드론이나 레포 등의 차입 수단도 활용해 왔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하나은행의 장점인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지점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차입 프로그램 구축을 지원하는 동시에 조달 비용 절감도 도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운용 계획으로는 '그룹 내 시너지'를 내세웠다.

남궁 본부장은 "내년엔 금융그룹 내 자금시장 사업부문제 도입을 통해 시너지 증대를 도모하고자 한다"며 "자금운용 부문의 양적·질적 인력확충과 함께 전문역량 강화를 위해 자금시장부문 전문직군과 성과급 도입이 논의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내년 시장 전망을 살펴보면 내년 기준금리 인하가 최소 1회 이상 단행되면서 순이자마진(NIM)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남궁 본부장은 "올해 두 차례의 금리 인하에 이어 내년에도 추가 기준금리 인하를 전망하고 있다. 관건은 미국이 과연 추가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것인가"라며 "재정확대에 따른 영향이 금리 하락 기조를 단기적으로 제한할 수는 있겠지만, 중반 이후로 가면서 국내외 경기 상황을 반영하면 하락 추세가 우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답변했다.

이에 따라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NIM 하락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봤다.

남궁 본부장은 "금리 인하에 따라 올해 지속적으로 하락 중인 NIM 하락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면서 "예대율 등 바뀐 규제에 따라 예금조달 경쟁이 심화되면서 비용률 상승 등이 NIM 관리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그는 "대출 위주 외형 성장보다 수익률과 비용률을 통해 NIM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해질 것"이라면서 "고정금리 운용 포지션을 적절하게 관리함으로써 금리가 하락할 시 충격을 최소화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시장에서 가장 우려되는 요인으로는 미국 대선과 중국 경제성장률, 그리고 국내 성장 모멘텀 약화를 꼽았다.

남궁 본부장은 "미국 대선은 미중 무역분쟁과 미북 관계개선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한편 원활한 협상에 난항 요인으로 작용해 불확실성을 동반할 것"이라면서 "특히 중국 경제성장률이 5%대 후반으로 낮아질 경우 우리나라 경제에 타격을 미쳐 금융시장과 외환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미중 무역분쟁과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세계 교역비중 감소 추세가 내년 미국과 중국, 유로존 경기회복에 있어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특히 남궁 본부장은 달러-원을 비롯한 글로벌 통화시장에 대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를 시장참가자들이 미국 경제 둔화가 반영된 것으로 판단할 경우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는 올해보다 강화될 것"이라며 "이 경우 미국 달러는 전반적 강세 추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경기 펀더멘털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원화 약세 기조가 유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주택저당증권(MBS) 발행이나 대체금리 개발, 금융거래지표법 논의 등 대내 여건 변화의 경우 MBS 발행으로 단기적 시장금리 상승을 제외하면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6년 만에 딜링룸에 복귀했던 남궁 본부장은 올해 시장을 "여러 가지로 부담감이 컸던 한 해"라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규제비율이 강화되면서 은행 채권운용 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해 있어 금리 변동이 은행 제무재표에 미치는 영향이 예전보다 컸고 시장 변동성 확대도 자금운용에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며 "다만 하반기 금리가 큰 폭으로 반등하면서 채권 만기도래분 재투자에 여유가 생긴 것은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올해 가장 큰 성과로는 '글로벌·디지털·협업'을 꼽기도 했다.

남궁 본부장은 "디지털 부문에서는 내년 1분기 중으로 기업고객 전용 FX 거래 플랫폼 '하나 원큐(1Q) FX 시스템'을 런칭할 예정"이라며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대고객 FX 거래를 통해서 기존의 전화거래방식보다 거래 비용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ywkim2@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0시 20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