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공모가가 기업 가치를 적절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모가가 왜곡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자자에게 기업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공유하고 일부 공모주에 대해서는 장기보유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24일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2013년부터 올해 3분기 말까지 우리나라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기업의 상장일 종가는 공모가 대비 33%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날 시장수익률과 비교해서는 23%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상장 이후 3개월 누적 수익률은 같은 기간 시장 수익률 대비 9.6~23%가량 낮았다.

공모주는 상장 첫날 고평가된 이후 기업 가치를 반영해 장기간 조정 과정을 거치는 셈이다.

금융연구원은 이런 현상이 IPO의 공모 가격 책정 과정이 효율적이지 않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주가 조정 과정이 장기간 이어진다는 것은 상장 이후에도 기업의 가치 평가에 대한 정보가 적절하게 공유되지 못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특히 벤처캐피탈이나 전문투자자의 투자 비율이 높은 경우 투자 수익률 제고가 주요한 목적이기 때문에 해당 공모주의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IPO 시장에 전문성을 가진 투자자의 참여를 증가시키거나 장기 보유를 유도함으로써 공모가 왜곡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창업 초기 기업에 대해 전문성을 가진 엔젤·벤처투자자가 IPO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 등이 방안으로 거론된다.

또 공모주를 오랫동안 보유할수록 세제 혜택을 늘린다든지, 장기 보유자의 경우 다른 공모주 인수에 유리하도록 제도를 만드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공모주에 대한 주요한 투자 전략은 상장 이후 공모가 밴드를 초과해 주가가 빠르게 상승한 기업들을 단기 매도하는 것"이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고평가가 사라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모든 공모주가 고평가된다고 볼 수 없지만,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자 세력들이 있기 때문에 일부 종목의 경우 초기 가격 변동성이 크게 나타난다"며 "일반 투자자들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보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불확실성이 높은 기업에 대해 양질의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시장 참여자를 늘리고 정보를 공유할 유인을 제공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상장 주관사의 인센티브 등에 따라 기업에 대한 정보가 가격에 반영되는 과정이 비효율적이라면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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