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내용을 담은 브렉시트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서울 채권시장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4일 전문가들은 브렉시트 이슈가 장기화하면서 민감도가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기존에는 노딜 브렉시트 우려가 시장에 리스크오프 재료로 인식되었지만, 최근에는 브렉시트 일정에 관한 불확실성이 줄었다는 데 주목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영국 하원은 EU 탈퇴 협정 법안 제2독회 표결에서 찬성 358표, 반대 234표로 124표 차 가결했다.

영국의 법안 심사과정은 3독회제를 기본으로 하는데, 제2독회를 통과했다는 것은 하원이 법안의 전반적 원칙을 승인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브렉시트 여부가 서울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영국이 유럽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클 수 있지만, 글로벌 교역량 등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주기 어렵다는 데에 무게를 뒀다.

허태오 삼성선물 연구원은 "영국 내 브렉시트를 추진하는 일정에 불확실성이 사라진 것은 맞다"며 "내년에 EU와 브렉시트 협상이 삐걱거릴 수 있겠지만 기술적 마찰 정도일 뿐 근본적 영향은 제한적이다"고 말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브렉시트 이슈는 오래전부터 지속한 이슈였다"며 "처음에는 재료였지만 지금은 시장의 관심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채권시장은 존슨 총리가 내년 말까지인 브렉시트 전환 기간을 더 이상 연장하지 않겠다고 밝힌 부분에 주목하면서 이벤트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브렉시트 진행 여부가 영란은행(BOE)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춰 채권시장에는 강세가 아닌 약세 재료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브렉시트를 둘러싼 불확실성과 혼란이 커진 상황에서 영란은행은 금리 인하 의사를 밝혀왔던 만큼 브렉시트가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금리 인하 가능성은 줄어드는 셈이다.

BOE는 12월 통화정책 성명에서 "글로벌 성장이 안정화하는 데 실패하고, 브렉시트 불확실성이 커진다면 통화정책은 영국 경제 회복을 지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지만 "이런 위험이 현실화하지 않는다면 완만한 금리 인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허 연구원은 "영란은행 인하 기대가 파운드화 OIS 금리에 반영된 걸 보면 50% 미만으로 크게 후퇴했다"고 말했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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