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북한이 크리스마스를 기점으로 무력도발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국내증시 리스크 요인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내년 증시가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는 증권업계 반응은 미지근하다.

증시 전문가들은 24일 연말 증시에서 북한의 무력도발 이슈가 불거질 경우 코스피가 급락할 여지가 있지만 저점 매수 기회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북한은 지난 3일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있다"는 담화를 발표했다.

미국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증시에서도 북한의 '크리스마스 선물' 언급은 리스크요인으로 떠올랐다.

미국은 대북감시를 위해 정찰기 2대를 한반도 상공에 출동시킨 상태다. 이와 함께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전일 민간 여객기들을 대상으로 연말·연초 경계경보를 발령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6일 북한과 관련해 "무언가 진행중이면 나는 실망할 것"이라고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지만 그 이후 공개적인 대응이 없는 상태다.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김정일 최고사령관 추대 28주년을 맞아 사설을 싣고, 김정일 위원장의 업적으로 국방공업을 강조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같은 움직임이 코스피의 단기 하락을 불러올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코스피는 이날 오전 2,200선 밑으로 하락했다.

관건은 북한이 ICBM 발사에 나서면서 민감한 국면인 '레드라인'을 넘을지 여부다.

유승민 삼성증권 북한투자전략팀 이사는 "북한이 ICBM 발사에 나설 경우 경제의 자력갱생 선언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 명분이 사라진다"며 "금융시장에 심각한 영향을 줄 만한 도발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나 내년부터는 북한 리스크가 다시금 증시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북한이 내년에 자력갱생과 자의적 국방력 강화를 위해 핵보유국을 선언하고 갈 경우 핵실험과 ICBM 발사 등의 이슈가 있었던 2017년과 비슷한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국과 북한간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시장 불확실성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관련 테마주 역시 경계심이 커지는 대목이다.

김다경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8일 보고서에서 "코스피와 코스닥이 모두 초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농약 관련주를 제외한 모든 북한 관련 테마가 강세를 보였다"며 "수산중공업이 정치 테마주로 분류됐고, 주가가 49% 상승하며 변동성 확대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증시 일각에서는 북한이 ICBM발사에 나설 경우 국내 증시에서 저점 매수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 증시 투자자는 "대북 이슈가 터지면 다시 글로벌 주식시장이 조정받을 수 있다"면서도 "연말 증시가 하락하면 매수 타이밍으로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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