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봉합된 듯 보였던 한진가(家) 내부 갈등이 '남매의 난'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면서 조원태 회장이 예고했던 사업재편 작업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조 회장은 지난달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항공운송과 제작, 여행업, 호텔 등이 (핵심사업에) 포함된다. 그 외에는 이익이 안 나면 버리겠다"며 과감한 구조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특히, 지난달 29일 진행된 임원인사에서 임원 수의 20%를 줄이는 조치를 취하자 인력 구조조정을 시작으로 '조원태식(式)' 사업 재편 작업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후 한진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인력 구조조정 범위를 확대하고 나섰다.

그러나 누나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조원태 체제'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선전포고를 한 터라 사업조정 작업의 속도도 더뎌질 수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24일 "조현아 전 부사장이 조 회장의 독단적인 경영 활동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은 만큼, 당분간 사업조정 등의 민감한 작업을 추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조 전 부사장은 자신이 관심을 갖고 있는 호텔·레저 사업 등을 조 회장이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시킬 것을 경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과 레저사업은 평소 조 전 부사장이 애착을 보여온 분야다. 하지만 누적된 적자로 그룹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곳이기도 하다.

이렇다 보니 조 회장이 핵심사업으로 언급했던 호텔부문에도 일부 사업조정을 위한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많았다.

한진칼 자회사로 호텔사업을 영위하는 칼호텔네트워크의 경우 지난 2015년 이후 줄곧 적자를 내고 있다.

LA윌셔그랜드호텔을 운영하는 한진인터내셔널은 내년 만기도래하는 1조원 규모의 차입금 상환 계획을 내놓지 못하면서 신용등급 전망이 하향되기도 했다.

재계의 다른 관계자는 "조 회장은 당분간 경영권 방어와 내년 주주총회를 위한 전략 수립에 집중할 것으로 본다"며 "구조조정은 지배구조 균열을 수습한 뒤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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