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한국은행의 낙관적인 신흥시장에 대한 전망이 한은 금융통화위원의 문제 제기를 받는 등 안팎의 비판에 직면했다.

신흥시장에 대한 전망은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 오차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한은 전망의 정확성 논란이 지속될 것인지 주목된다.

24일 한은 경제전망과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한은은 내년 경기 부양정책 등의 효과로 대다수 신흥국의 성장세가 확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의 내년 세계 성장률 예상치는 올해보다 0.2%포인트 높은 3.2%다. 한은은 미국과 중국의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신흥국의 기대 이상 성장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이에 대해 일부 금통위원은 전망의 근거가 불확실하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11월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한 금통위원은 "선진국의 사정이 개선되지 않는 가운데 신흥국이 상호 교역 확대 등을 통해 자체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며 "향후에도 신흥국의 대내외 불안 요인이 여전히 적지 않은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한 금통위원은 보다 강한 어조로 "한국은행의 관련 부서에서는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기 개선에 힘입어 내년 교역 여건이 나아질 것으로 보면서 신흥국의 적극적 경기부양 정책과 투자 증가를 그 주요 배경으로 제시했다"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논거가 충분히 제시되지 않은 점이 다소 아쉽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이에 대해 상당수 신흥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반등하거나 바닥을 다지는 모습을 보인다고 답하기도 했다.

한은의 신흥국 전망에 동의하지 않는 경제 전문가도 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흥시장에서는 중국이 중요하다"며 "또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올라가지 않는다고 보면 중국과 원자재에 의지하는 다른 신흥시장 모두 (경기가) 좋아진다고 얘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신흥국에 기댄 낙관적 세계 성장률 전망은 수출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우리나라 경제에 대한 예측도 빗나가게 할 위험성이 있다.

이상재 연구원은 내년 한국의 성장률이 한은 예상치인 2.3%보다 0.2%포인트 낮은 2.1%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신흥국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도 적지 않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유동성 공급에 따른 약달러 요인이 결국 신흥시장의 경기 개선을 이끌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문 연구원이 전망한 내년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한은 예상보다 낮은 2.1%~2.2% 수준이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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