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중국 베이징대학 산하 국유기업인 팡정그룹이 이달 초 상환에 실패한 채권의 상환일을 내년 2월로 연장하기로 채권단과 합의했다.

이에 따라 팡정그룹은 30억달러(약 3조4천920억원) 규모의 달러화 표시 채권에 대한 크로스 디폴트(채무불이행)는 일단 면하게 됐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앞서 이달 초 팡정그룹은 지난해 중국 본토에서 발행한 20억위안(약 3천321억원) 규모의 단기 채권을 상환하는 데 실패하면서 디폴트에 빠졌다. 이후 팡정그룹은 채권단에 15일의 유예기간을 요청했고 기한은 지난 23일까지였다.

보도에 따르면 팡정그룹은 23개 중국 금융기관으로 구성된 본토 채권단과 이 채권에 대한 원금 상환을 내년 2월 21일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팡정그룹은 대신 표면금리 4.94%의 해당 채권에 추가 금리를 지불하기로 했다. 또 현재 보유 중인 충칭은행의 지분도 담보로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지분 가치는 3억9천만위안이다.

연장 기간 내 다른 채권이 채무불이행에 빠지면 채권단은 즉각 원금을 회수한다는 조항도 부가됐다.

크로스 디폴트는 특정 회사가 하나의 채권에 대해 상환에 실패할 경우 다른 채권도 자동으로 디폴트된 것으로 간주하는 것을 가리킨다. 팡정그룹이 이번 위안화 채권을 결국 상환하지 못하면 다른 외화 표시 채권 또한 디폴트로 처리될 위험이 있는 상황이다.

팡정그룹의 달러채 만기는 2020~2023년 사이다.

하지만 노무라증권은 팡정그룹이 두 달간의 여유를 확보한들 상황이 쉽게 개선될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며 자금 압박에서 벗어나려면 새로운 전략적 투자자(SI)를 끌어들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대학이 지분 70%를 보유한 팡정그룹은 지난 2017년부터 영업손실이 커지면서 유동성 압박을 강력하게 받아왔다.

중국 기업들은 그간 채무 상환에 실패하는 일이 드물었으나 올해 들어 디폴트 규모가 급격히 커지고 있다.

다만 지난주 중국 패션 및 섬유 제조업체인 산동여의과기집단이 달러화 채권의 디폴트를 피한 데 이어 팡정그룹 또한 한숨을 돌리게 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일단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WSJ은 전했다.

금융분석기관 크레디트사이츠에 따르면 이달 초 팡정그룹이 위안화 채권 디폴트에 처한 뒤 달러채마저 상환되지 못 할 수 있다는 우려에 팡정그룹 산하 기업들의 달러화 채권 가격도 1달러당 35~45센트까지 급락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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