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7일 서울채권시장은 전일 장 마감 후 발표된 내년 1월 국고채 발행계획 여파에 주목해야 한다.

국고채 발행 물량이 채권시장의 예상보다 많은 데다 초장기물 발행량도 상당하다.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에 물량 부담이 더해지면서 약세 조정 가능성이 크다.

전일 뉴욕금융시장은 리스크 온 분위기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나스닥은 9천선을 돌파했다.

미 금리는 혼조세를 보였다. 10년물은 0.7bp 하락한 1.8954%, 2년물은 0.4bp 오른 1.6330%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미 금리는 연말 거래가 적은 가운데 입찰이 호조를 보이면서 가격이 지지가 됐다. 미 채권시장을 둘러싼 재료는 그리 우호적이지 않았다.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 수가 전주보다 1만3천명 감소했다. 월가 전망치보다는 소폭 많았지만, 역사적 저점 수준으로 반락했다.

미·중 무역 합의와 관련한 긍정적인 소식도 이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은 끝났고 서명식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측도 미·중 1단계 무역 합의 최종 서명을 위해 미국 측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채권시장은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 부담에 국고채 발행 부담이 더해지면서 약세 분위기가 나타날 전망이다.

전일 정부는 내년 1월 10조4천억원 규모의 국고채를 경쟁입찰로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국고채전문딜러(PD)의 비경쟁 인수까지 더하면 내년 1월 발행될 물량은 13조원에 육박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비경쟁 인수는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하지만 정부가 상반기 재정 집행률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국고채 발행계획에 반영하면서 내년 상반기 중 공급 부담이 현실화했다.

올해 12월 국고채 발행은 3조9천억원 수준이었다. 이달보다 두 배를 훌쩍 넘는 물량이 내년 초 경쟁입찰로 진행되는 셈이다.

채권시장이 주목한 재료는 초장기물 발행물량이다. 정부는 국고채 20년물 9천억원, 30년물 2조7천억원을 각각 발행하기로 했다. 초장기물이 3조6천원 수준으로 늘어났다.

구윤철 기재부 2차관은 지난 19일 국채발행전략협의회에서 "정부는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장기물 금리가 과도하게 하락하지 않도록 관리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초장기물 물량은 정부의 발행 비중 밴드인 35±5% 밴드 안에 있다. 발행 규모가 3조원 중반대라는 압박에서 벗어나지는 못할 듯하다.

전일 채권시장은 채권 발행 증가 부담에 5년 이상 구간을 중심으로 소폭 약세를 보였다. 구간별로는 5년이 가장 약했고 뒤로 갈수록 약세 폭은 줄어들었다.

3조6천억원에 부담을 느끼는 기관도 있을 것이고 장기투자기관 수요를 생각하면 충분히 소화가 가능하다고 내다보는 기관도 존재할 수 있다. 비록 연말로 거래가 적지만, 초장기물 가격 흐름을 통해 채권시장이 공급 부담을 얼마나 느끼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이날 한국은행은 내년 통화신용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한은은 내년에도 완화적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대출 적격담보증권 인정 대상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언급하면서 주택 저당증권(MBS) 등 안정적이고 유동성이 풍부한 채권이 담보증권으로 편입될 가능성을 높였다.

내년에도 환매조건부증권(RP) 확충 등을 위한 국고채 단순매입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은이 보유한 채권 중 내년 만기도래 물량은 올해보다 많은 2조5천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뉴욕 차액결제 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60.15원에 최종 호가했다.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1.90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61.80원)대비 0.25원 올랐다. (금융시장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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