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광업·제조업 분야에서 대규모 기업집단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대기업집단 소속회사가 업종 내 톱3에 포함된 경우 산업집중도는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 등 대규모 장치산업의 경우는 시장진입 장벽이 높아 독과점이 계속되면서 시장지배력 남용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9일 광업·제조업 분야에 대한 시장구조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공정위는 1999년부터 2년마다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통계청에서 내놓은 '2017년 광업·제조업 조사'를 토대로 공정위가 분석한 결과다.

조사 결과 광업·제조업에서 대규모 기업집단이 차지하는 비중은 출하액(매출액) 기준 46.9%로 2016년 대비 1.2%포인트(p) 상승했다.

공정위는 2017년 반도체와 정유 출하액이 전년 대비 대폭 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 출하액은 2016년 57조2천억원에서 2017년 91조8천억원으로 크게 늘었고, 정유 출하액은 70조7천억원에서 90조1천억원으로 급증했다.

대기업들이 주로 장치산업에 진출하면서 고용창출 기여도가 낮아 종사자 수 기준 대기업 비중은 18.5%에 불과했다.

상위 5대 기업집단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모든 기준에서 1년 전보다 높아져 상위 기업집단으로의 쏠림현상이 심해졌음을 보여줬다.





또 대기업집단 소속회사가 상위 3개사에 포함된 산업은 그렇지 않은 산업보다 산업집중도가 높았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독과점이 유지된 산업은 46개로 2015년 기준 때와 비교해 12개 감소했다.

다만 10차 표준산업분류 개편에 따라 산업이 통폐합된 영향으로, 독과점이 실제로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독과점을 유지한 산업은 출하액 규모가 크고 내수 집중도가 높은 반면 연구개발(R&D) 비율, 해외 개방도는 낮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반도체, 승용차 등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장치산업의 경우 신규 기업의 진입이 제한적이므로 소수 기업의 시장지배력 남용행위에 대한 감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내년 1분기에 정보통신기술(ICT) 전담팀에 반도체 분과를 설치해 5세대 이동통신(5G) 전환기에 나타날 수 있는 반도체 제조사의 경쟁사 시장진입 봉쇄 행위 등을 집중적으로 감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체 480개 산업별 CR₃의 평균은 41.8%로 2016년 대비 0.3%포인트(p) 하락했다.

CR₃는 특정시장 상위 3개 기업의 시장점유율 합계를 뜻한다.

또 다른 시장집중도 지표인 허핀달-히르슈만 지수(HHI)도 1천288로 전년보다 32p 낮아졌다.





지수는 2013년 이후 하락 추세다.

단순평균과 달리 가중평균이 상승한 것은 집중도가 높고 출하액 규모가 큰 반도체, 정유 등의 전년 대비 출하액 증가폭이 컸기 때문이다.

출하액 기준으로 상위 20대 산업의 전년 대비 CR₃를 보면 정유, 승용차, 휴대폰 등 11개 산업은 집중도가 낮아졌지만 반도체, 액정표시장치(LCD), 조선 등 9개 산업은 상승했다.

공정위는 "광업·제조업 전체적으로 독과점 정도가 점차 낮아지는 추세인 가운데 일부 산업의 시장 상황 및 표준산업분류 개편이 조사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며 "이 결과를 독과점 시장구조 개선시책 마련과 사건처리를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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