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김열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저금리에 바탕을 둔 주택구매열기가 내년에도 서울과 수도권에서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강남3구에서 시작한 주택구매 행진이 소위 '마용성', '금관구'로 확산하고 있는 것은 실수요자들이 동참했기 때문이라며 정부의 고강도 규제에도 이런 흐름이 중단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김열매 연구원은 30일 연합인포맥스와 인터뷰에서 "서울에는 전세, 보증부 월세 거주자가 아직도 50%가 된다. 저금리가 이 사람들을 주택 매매로 내몰고 있다"며 "이 흐름이 언제 끊어질지를 봐야 한다. 장기 금리 흐름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하는데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김열매 연구원은 2016년부터 이어진 공급과잉으로 인해 2018~2019년 주택시장이 조정을 맞을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이 전망이 빗나간 데는 저금리의 영향이 생각보다 컸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자산가격을 결정하는 가장 큰 변수는 금리"라며 "작년 연말만하더라도 미국의 금리 상승과 이에 따른 부동산 가격 하락을 예상하는 시각이 많았다"며 "그런데 이제는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고 해도 우리는 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고 말했다.

저금리로 인해 임대인들이 전세 또는 월세 보증금을 두세배씩 올리는 상황이 벌어지고 이 흐름이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자 30,40대 무주택자들이 주택구매에 나섰다는 이야기다.

김 연구원은 강남3구에서 불어온 주택매매 행진이 마포구, 용산구, 성동구에 이어 금천구, 관악구, 구로구로 이어진 점을 들어 올해 서울 주택시장은 실수요자들이 주도했다고 평가했다.

정부의 12.16대책에 대해서는 유례없는 규제의 강도와 함께 '고가 주택'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시장에 던진 데 주목했다.

특정 자산에 대해서만 대출을 막는 정책이 나온 셈인데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연구원은 "금융 레버리지를 막았기 때문에 임차보증금 반환과 같은 주택거래에서 차질을 빚는 사례가 나올 수 있다"며 "최근 나온 대책인 만큼 시장의 반응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12.16대책 외에도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변수, 가격 급등에 따른 불안 심리 등이 내년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지목했다.

김 연구원은 "한국경제에 좋은 지표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며 "증시가 최근 1~2년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많이 출렁였다. 변동성의 크기만큼 불안심리가 있다는 이야기다"고 말했다.

이어 "강남3구는 가격 상승속도가 너무 가팔랐다는 불안감이 있다"며 "다만 수십억원대의 고가주택은 거래비용도 만만찮은 데다 최근 전세가격도 많이 올라 다주택자가 아니면 팔고 옮기기도 힘들어 관망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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