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개편서 본부 16→6개로 축소…IPS·소비자보호그룹 신설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신한은행이 올해부터 시중은행 중에서 처음으로 부문제를 도입한다. 그간 '고객 퍼스트'를 강조해온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이번 조직개편의 키워드를 고객에 두고 임기 마지막 해 성과를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근 부문제 도입을 골자로 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미 지주 차원에서 WM·GIB·GMS·글로벌·퇴직연금 등 주요 사업 중심의 부문제를 시행하며 계열사 간 협업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핵심 계열사인 은행도 유기적인 사업추진을 위해 부문제 도입을 결정한 것으로 추정된다.

양대 축은 디지털개인부문과 기업부문이다.

지난해까지 지주에서 전략담당(CSO) 부사장을 역임했던 박우혁 부행장이 이끄는 디지털개인부문은 개인고객 기반 사업을 총괄한다. 개인·디지털·IPS 등 가장 많은 그룹이 소속돼 전략방향을 일원화하도록 했다.

이중 은행의 WM그룹 내 소속돼 있었던 IPS본부를 그룹으로 신설한 점이 눈에 띈다.

신한은행은 2년 전부터 자산관리 역량을 강화하는 방안의 하나로 IPS본부 독립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은행과 증권 등 그룹 계열사에 흩어진 상품전략 기능을 한데 모은 컨트롤타워로 GPS(Global Product Solution) 사업 부문을 신설하는 방안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S·DLF) 등 상품판매 이슈가 금융권 전반에 부상한 만큼 IPS 본부 역할의 중요성을 고려해 행 내 그룹 조직으로 격상한 것으로 보인다.

배두원 부행장보가 맡게 될 IPS그룹은 투자상품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고객에게 적절한 투자전략을 제시하고 상품별 수익률을 관리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조흥은행 입행 이래 전산 부문에서만 경력을 쌓아온 이명구 부행장보는 디지털그룹을 맡아 국내외 비대면 영업 전략은 물론, 진 행장이 추진해온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 세부과제를 추진한다.

그룹 퇴직연금사업부문의 초대 부문장을 맡았던 신연식 부행장보는 기업부문을 맡아 기업그룹과 대기업외환그룹을 총괄한다.

기업그룹에는 혁신금융부가 신설돼 동산담보대출 등 기술력과 성장성 있는 중소기업을 집중적으로 지원한다.

최동욱 부행장보가 담당하는 대기업외환그룹에는 글로벌 금융회사 등 투자자와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FI사업부를 신설해 비이자수익 기반을 확보하도록 했다.

고객 기반의 부문제를 도입한 진 행장은 고객만을 위한 조직으로 소비자보호그룹도 신설했다.

박현준 부행장보는 소비자보호그룹을 맡아 연내 소비자 권익을 위한 내부 규범을 재정립할 계획이다. 또 모든 신상품과 서비스를 점검하는 사전협의회를 통해 제2의 DLF 사태를 예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밖에 전략과 재무, 회계, 자금을 총괄하는 경영기획그룹은 진 행장의 첫 비서실장이었던 정상혁 상무가 맡았다. 위성호 전 행장 시절에 미래전략부를 확대 개편해 은행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겼던 리디파인(Redefine)부는 경영혁신부로 이름을 바꿔 이전 색깔을 지웠다.

아울러 비이자수익을 확대하고자 초고액자산가를 위해 특화된 영업을 전담할 PB사업부와 해외 IB영업에 주력할 글로벌IB추진부를 신설함으로써 지주의 WM과 글로벌 사업부문을 지원하도록 한 점도 눈에 띈다.

이번 조직개편의 폭은 여느 때보다도 컸다.

위 전 행장 시절 지주와 은행 간 두드러졌던 불협화음 대신 그룹 전체가 하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면서도, 진 행장 체제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부분을 명확히 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기존 16개 본부가 6개로 줄어들며 올해 말 큰 폭의 인사를 예고했다. 이는 지난해 말 영업추진 그룹을 중심으로 14명의 본부장이 한꺼번에 퇴임하며 어느 정도 점쳐진 부분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남발했던 본부장 직급을 줄임으로써 부서장을 포함해 앞으로 인사 폭이 더 커지게 됐다"며 "세대교체의 주역이 된 부행장보와 상무 간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도 "올해 말은 행장의 연임과 교체가 결정되는 중요한 시기"라면서 "서울시금고 등으로 비용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어떤 아젠다로 성과를 낼지가 담긴 조직개편"이라고 설명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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