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미국 은퇴 인구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신용 좋고 수익률 높은 채권에 대한 수요도 강해지고 있으나 공급은 한참 못 미쳐 문제가 될 것이라고 블랙록의 릭 라이더 글로벌 최고투자책임자(CIO)가 내다봤다.

1일(현지시각) 미국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라이더는 자신의 블로그에 지난 10년간 은퇴 인구는 안정적이면서 수익률이 높은 자산을 찾아 헤맸지만, 앞으로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이 같은 자산을 찾는 수요와 공급 간 괴리가 더 커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은퇴자협회(AARP)에 따르면 은퇴 연령인 65세 이상 인구는 미국 노동인구에서 가장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집단이다. 라이더는 앞으로 6개월마다 65세에 이르는 인구가 18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20년 전보다 두 배나 빠른 속도다.

이 연령대의 사람들은 안정적인 노후를 원하기 때문에 통상 위험 자산을 꺼리고 예금이나 채권 같은 안정적인 자산으로 더 강하게 몰리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현재 시장엔 이들이 바라는 '질 좋고 금리도 높은' 채권 매물이 부족하다는 게 우려 요인이라고 라이더는 진단했다.

그는 "수익률 높은 상품의 순 신규 공급이 심각할 정도로 줄어드는 현상과 이들의 막대한 수요는 충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라이더에 따르면 올해 미국 국채부터 투자적격등급 채권에 이르는 우량 채권의 순 공급량은 지난해와 비교해 약 30%나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시장에 신규로 공급되는 채권의 수익률 또한 지난해보다 약 100bp는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경제가 여전히 둔화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올해 전 세계 경기 전망이 다소 개선되고는 있지만 경기가 여전히 좋지 않은 상황에서 신용 등급이 낮은 회사채는 좋은 선택지가 아니라고 라이더는 지적했다.

라이더는 "올해 고품질 채권은 구하기 힘들 것이고 저품질 회사채는 내재된 위험 때문에 이상적인 선택지가 아닐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그 결과 우리는 올해 채권 포트폴리오를 4~5% 수익률로 구성하고 있다"며 "2018년 12월 시장 붕괴 후 나타났던 6~7%의 수익률은 어려워 과도하게 추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더는 "구체적으로 우리는 단기 듀레이션과 신용도 높은 증권화 자산, 높은 등급의 단기 선진시장 회사채, 포트폴리오 헤지를 위한 무위험 자산, 신흥시장의 국채와 경화 및 현지 통화 회사채 자산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증시에서 완전히 발을 뺄 필요는 없다고 권고했다.

라이더는 "지난 20년간 주식은 미국 실질 국내총생산(GDP)과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5~2.5% 범위를 형성할 때 매년 약 11%의 수익률을 안겨 줬다"며 "우리는 올해도 그런 흐름이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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