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다사다난했던 2019년을 보내고 새롭게 경자년(庚子年)을 맞는 은행권에서는 '고객'과 '혁신', '디지털'이라는 공통된 키워드가 자리했다. 경영환경의 어려움을 걱정하면서 경쟁에 대비하겠다는 진단도 나왔다.
 

<왼쪽부터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김광수 NH농협금융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2일 국내 5대 금융지주(KB·농협·신한·우리·하나) 회장들이 내놓은 신년사를 보면, '고객'이란 단어는 총 12회 등장했다.

신년사에서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3번씩, 김광수 NH농협금융 회장은 2번을,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1번을 사용했다.

주요 금융지주 회장이 고객을 강조한 것은 올해 경영상황이 녹록지 않아서다.

무엇보다 저금리 기조가 강화되면서 고객 이동 유인이 커진 데다 오픈뱅킹 시대에 주거래고객을 지키기 어려워졌다. 인터넷은행까지 경쟁에 가세할 예정이다.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 사태로 대형금융지주에서도 기존 고객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점도 고객을 중시하는 이유다. 실물산업으로 자금이 흘러야 한다는 금융당국의 일침에 금융소외계층까지 고객의 범주에 넣어야 하는 실정이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일류 신한의 첫 번째 길은 신뢰다. 일등은 상대적 순위에 불과하지만 일류는 고객과 사회의 절대적 신뢰를 의미한다"며 "보이스피싱 제로, 고객 중심의 신(新)평가제도, 고객 투자자산 모니터링 강화 등 언제 어디서나 '고객 우선'을 실천하자"고 독려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상품과 서비스에 고객의 가치를 소홀히 하지 않았는지 되돌아보고 조직과 직원 평가에서도 고객가치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경영목표를 '고객 신뢰와 혁신으로 1등 종합금융그룹 달성'으로 정했다"고 했다.

디지털 역시 은행권 신년사에서 빠지지 않는 단어였다. 디지털뱅킹이 보편화하면서 고객과 만나는 가장 빠르고 편리한 접점도 기존 지점에서 디지털로 변화한 때문이다. 디지털은 혁신을 향한 중요 도구로도 꼽혔다.

5대 금융지주 회장의 신년사에서 '혁신'이란 표현은 총 14번이나 사용됐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디지털 혁신(Digital Innovation -customer centric)을 통해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며 "춥고 매서운 겨울이 오더라도 '고객 중심'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바탕으로 KB의 옷깃을 단단히 여미고 투자와 혁신을 통해 차가운 대지 위에서도 우뚝 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디지털금융 혁신을 선도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발굴하고 이를 통해 금융소외 계층을 지원하고 혁신금융 생태계를 조성해 국가 혁신성장에도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은 "상품과 서비스의 기획부터 출시, 사후관리까지의 모든 프로세스를 디지털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은 그룹 규모 확장에 대한 계획도 내비쳤다. 윤종규 회장과 조용병 회장, 손태승 회장이 직접적으로 인수합병(M&A)을 거론했다. 김광수 회장은 그룹 포트폴리오 재편, 김정태 회장은 금융 디자이너를 내세웠다.

은행장들의 포부도 금융지주의 방향과 일맥상통했다. 각자 디지털대전에서의 승리와 경쟁력 강화를 내걸었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은 차세대 전산 '더K 프로젝트'와 인공지능(AI) 기반의 인사 시스템을 소개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같이 성장 평가제도'로 문화의 혁신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스마트워크 정착의 해를 선언했고 이대훈 농협은행장은 농협금융 특화모델로 차별화된 글로벌 사업을 다짐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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