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보험사가 국내 크레디트 채권 투자를 확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보험사가 자산 듀레이션 확대, 수익성 개선 등을 위해 해외 대체투자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투자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탓이다.

이에 보험사가 국채 대비 금리가 높은 크레디트 채권 투자를 늘릴 것이란 얘기다.

3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보험사의 국내 크레디트 채권 투자는 2017년 20조9천613억원, 2018년 9조9천433억원, 지난해 10조9천509억원을 기록했다.

크레디트 채권은 국채와 통화안정증권(통안채)을 제외한 채권을 말한다. 시장에서는 향후 보험사의 국내 크레디트 채권 투자가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보험사가 신(新)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하기 위해 해외 대체투자를 확대하는데 관련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2년 보험업계에 IFRS17이 도입될 예정이다. IFRS17에서는 원가법으로 측정됐던 보험부채가 결산시점의 공정가치로 재평가된다.

지금 같은 저금리 기조에서 부채가 시가기준으로 재평가되면 부채가 급격히 증가한다.

보험사의 부채 듀레이션이 자산 듀레이션보다 긴데 IFRS17 도입 등으로 부채 듀레이션과 자산 듀레이션 간 갭이 확대되면 보험사 입장에서 상환 부담이 커진다.

이에 보험사는 해외 대체투자를 늘리고 있다.

실제로 보험사의 해외 대체투자 익스포져는 2017년 말 10조5천억원, 2018년 말 13조8천억원, 2019년 6월 말 15조4천억원으로 증가했다.

1년 반 사이 익스포져가 47% 증가했다.

신용평가사의 한 연구원은 "보험사는 금리 하락으로 운용수익률 보완이 필요하다"면서 "투자기간이 길고 절대수익률이 채권보다 높은 해외 대체투자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에 보유 중인 주식, 채권 규모가 큰 만큼 해외 대체투자 확대로 포트폴리오 분산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해외 대체투자 위험이 부각되고 있다.

KB증권이 팔고 JB자산운용이 운용한 호주 부동산 사모펀드 'JB호주NDIS'가 대표적인 사례다.

JB호주NDIS 펀드는 호주 현지 운용사가 약정과 달리 다른 부동산을 매입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기 논란이 불거졌다.

증권사의 해외 대체투자 미매각 물량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대형증권사 8곳의 해외 대체투자 중 셀다운(Sell-down)되지 않은 잔존 물량은 4조5천억원이다. 6개월 이상 미매각 물량도 1조3천억원이다.

2018년 기준 2조1천억원, 6천억원과 비교하면 반년 사이에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금융당국도 해외 대체투자 관리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0월 보험사와 회의를 열고 해외 부동산과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관련 중간점검을 권고했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해외 대체투자를 둘러싼 일련의 사고 발생으로 보험사가 리스크 검증작업을 강화할 것"이라며 "보험사가 해외 대체투자에 보수적으로 접근하면서 다른 자산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보험사는 국채 대비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국내 크레디트 채권 중장기물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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