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1월 중 3조6천억원 규모의 초장기물 발행 계획에 놀랐던 국고채 장기물이 요란한 새해 첫 거래일을 보냈다.

외국인이 국고채 10년 지표물 19-8호를 800억원가량 매수한 것을 '트리거'로 삼아 숏커버까지 등장하는 등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3일 연합인포맥스 채권종합(화면번호 4302)에 따르면 전일 국고채 10년 지표물 19-8호 장내거래 저점은 1.61%, 고점은 1.70%였다. 장중에만 9bp가 움직였다.

지난달 정부가 1월 중 10조4천억원 규모의 국고채를 경쟁입찰 방식으로 발행한다고 발표한 후 채권 수익률 곡선은 가팔라졌다(커브 스티프닝).

10조4천억원 중 국고채 20년물과 30년물 발행량이 총 3조6천억원에 달하는 등 장기물 발행이 많아졌다는 부담이 수익률 곡선에 영향을 줬다.

초장기물 입찰을 앞둔 상황에서 갑자기 시장 분위기가 바뀐 건 수급과 관련한 거래 주체의 포지션 변화에 있다.

연말까지만 해도 커브 스티프닝에 강하게 베팅했던 채권시장이 과도한 숏 포지션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거론됐다. 숏 부담이 큰 상황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경제에 대해 '급반등은 어렵다'고 밝히면서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가 조성됐다. 여기에 코스피가 새해 첫날 1%대 하락을 나타낸 것도 숏커버 재료가 됐다.

커브 스티프닝 되돌림의 트리거가 된 건 외국인의 현물 매수다. 이들은 19-8호 800억원을 매수했다.

외국인의 매수 규모는 적었지만,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심리에 미친 파급력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19-8호는 지난달 10일 발행되면서 발행량이 2조5천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대차 비율은 31.4% 수준이다.

외국인이 발행량이 충분하지 않은 채권을 매수했다는 것 자체가 채권시장에 숏커버 압력으로 다가온 셈이다.

시장참가자들은 다음 주부터 진행될 올해 첫 국고채 입찰 결과를 확인할 때까지 장기물을 중심으로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예상했다.

국고채 발행량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이를 소화할 수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채권 딜러는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질 것을 기대하고 단기구간을 매수하고 10년 위쪽 구간으로 헤지를 한 상황에서 이 총재 멘트를 보고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숏커버성 매수가 나왔고, 외국인이 19-8호를 매수하면서 더 강해졌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채권 딜러는 "1월 발행 부담에 스티프닝을 잡으면서 30년 숏이 많은데 외국인이 현물을 사면서 10년 국채선물로 커버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연초효과도 작용하면서 채권이 전 구간에서 강해졌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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