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경자년 새해 첫날 국내 주식시장이 글로벌 시장과 반대로 움직이면서 달러-원 환율을 끌어올렸다.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달러-원 환율 움직임이 국내 증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가운데 다른 아시아 주가지수처럼 '1월 효과'가 나타날 경우 달러-원 환율도 재차 아래로 방향을 틀 수 있다고 3일 진단했다.

통상적으로 1월에는 신년을 맞아 투자자들의 낙관적 전망이 강해 다른 달에 비해 주가 상승률이 높게 나타나는 '1월 효과'가 나타날 때가 많다.

새해를 맞아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중국의 지급준비율(지준율·RRR) 인하 소식과 경기 부양 기대에 전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15% 상승하면서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4월 29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고 홍콩 항셍 지수도 큰 폭 상승했다.

하지만 코스피는 새해 첫날 달랐다. 특히 지난해 말 삼성전자 주식이 반도체 기업 실적 개선 전망에 12월 한 달 동안에만 12% 이상 올랐으나, 단순히 전망 개선에 따른 주가 상승이었다는 인식에 조정을 받았고 코스피도 전일 1% 이상 급락 마감했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그간 달러-원 환율에 위안화 움직임이 주요한 변수였지만 최근 달러-위안(CNH) 환율이 6.9위안대에서 크게 움직이지 않는 데다 미국과 중국 간 1단계 무역 합의 서명 일정이 오는 15일로 다가온 만큼 가격 반영이 대부분 이뤄진 것으로 진단했다.





<달러-원 환율(붉은색)과 코스피(검은색) 추이 *자료:연합인포맥스>

반면 코스피는 국내 펀더멘털 우려가 남아 있는만큼 달러-원 환율에 하방 지지 재료로 주요하다고 봤다.

이들은 이날 코스피가 1%대 상승 출발하면서 달러-원이 재차 반락한만큼 국내 증시 향방과 외국인의 매매 동향에 따라 달러-원 방향성도 가늠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연말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대거 순매도하면서 이슈가 된 만큼 코스피에서의 외국인 매매 동향은 외환시장에서도 위험자산 관련 심리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외국인은 지난해 11월 7일부터 12월 5일까지 21거래일 연속 국내 주식을 팔아치워 2015년 12월 2일부터 2016년 1월 5일까지 22거래일 연속 순매도 이후 약 4년 만에 최장기 매도세를 나타낸 바 있다.

이 기간 외국인은 총 5조706억원을 순매도했고 코스피지수는 2,144.15포인트에서 2,060.74포인트로 약 3.9% 하락했다.

전일에도 외국인의 주식 매도와 관련한 커스터디성 달러 매수가 일부 나오면서 달러-원 하단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경원 우리은행 FX 연구원은 "1월에는 낙관론이 커지는데 글로벌 증시와 다르게 코스피만 청개구리처럼 움직이는 모습이라 달러-원 환율에도 코스피 영향이 컸다"며 "삼성전자 주식의 경우에도 지난해 12월 고공 행진을 나타냈으나 메모리 반도체 주문이 실제로 확 늘어난 게 아니라 반도체 업황 개선 전망을 쫓아간 것이라 조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민 연구원은 이어 "달러-위안(CNH) 환율이 6.9위안 중반에 걸려서 일단 횡보하는 가운데 지난해 연말 하락을 주도하던 주체들의 움직임이 뜸해진 만큼 달러-원 환율이 1,140원대로 진입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환딜러들도 여전히 위안화 동향을 주시하면서도 외국인의 주식 매도 관련 달러 매수 수요를 주시하고 있다.

A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위안화는 미중 무역분쟁과 합의 기대를 선반영한 가운데 코스피가 주된 환시 변수가 되고 있다"며 "미중 무역 분쟁이 1단계 합의 기대로 마무리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코스피가 좋지 않기 때문에 달러-원도 1,150원대 하단이 뚫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B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코스피에서 외국인 매매 동향을 주목하고 있지만 실제적 자금의 흐름 때문은 아니고 달러-원이 지난해 12월 초까지 상승하던 시기에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순매도가 쏟아지면서 이슈화가 된 바 있어 일종의 방향성 지표가 됐다"며 "시장 내 딜러들이 대체로 같은 자료를 보게 되는 경향이 있어 방향성이 몰리게 되는데 현재 코스피로 시장의 테마가 몰린 셈"이라고 말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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