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증폭되면서 중동발(發)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실적 악화로 시름하고 있는 항공사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중동에서 또다시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지난해 여객·화물 부문의 수요 둔화에 더해 국제유가와 환율 등 거시변수의 변동성 확대로 '최악의 한 해'를 보내야 했던 국내 항공업계는 중동발 뉴스가 더해지자 한숨을 쉬고 있다.

6일 원유시장에 따르면 지난 3일 두바이유 가격은 전날 대비 3.20% 오른 67.79달러로 뛰었다. 브렌드유 가격 역시 3.55% 급등한 68.60달러로 올라섰다.

지난해 5월 한 때 브렌트유 가격이 70달러대로 올랐던 이후 6개월여만에 최대치다. 이후 브렌트유는 50달러대까지 내렸다가 이후 60달러 안팎을 형성해왔다.

앞서 지난 3일(현지시간) 이란 군부 실세인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이 미군 공습에 사망했다.

이에 이란이 '가혹한 보복'에 나설 것을 경고하면서 국제유가 상승 압력은 커지고 있다.

국제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경우 항공사들은 항공유 가격 상승으로 큰 비용부담을 안게 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뭐 하나 좋은 게 없는 상황'이 됐다"며 "항공 수요를 감안하면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비용을 가격에 반영하기도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지난해부터 항공수요 둔화가 지속하고 있는 탓에 늘어나는 비용을 항공료에 반영해 고객과 부담을 나누기 쉽지 않게 됐다는 의미다.

다른 항공사의 관계자는 "올들어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항공화물 수요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면서 실적 개선에 대한 희망도 보이는 분위기였다"며 "다만, 국제유가 리스크가 확대되고 환율 상황도 불리하게 흘러가고 있어 1분기에도 실적 개선을 기대하긴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대한항공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항공사들이 지난해 4분기에도 '적자'를 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주가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18분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주가는 전날보다 2.56%와 0.91% 하락해 거래됐다.

일본 노선 수요가 아직 살아나지 않고 있는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같은시간 진에어와 제주항공, 티웨이항공은 각각 3.93%와 4.90%, 5.15% 급락했다.

jwo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0시 36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