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노요빈 기자 = 작년보다 늘어난 올해 운용수익 목표치를 받아든 대형 증권사 채권운용부서의 고민이 커졌다.

수익 기대치는 올라갔지만, 작년과 달리 올해 채권시장 상황은 운용에 우호적이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6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대형 증권사들의 채권 운용부서는 작년보다 약 20%가량 늘어난 수익 목표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전년보다는 수익 목표치가 늘어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20% 정도는 늘려서 목표를 잡는다"고 말했다.

그는 "불확실성도 다소 걷히고 있어 작년 수준의 수익을 올리기가 쉬운 상황이 아니다"며 "달러 약세와 통화정책의 전반적인 동결 분위기에 일반적으로 올해 채권시장은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우려했다.

B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항상 연간 목표치는 상향 조정되기 마련이다"며 "성과가 좋았던 곳일수록 더 목표치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전사적으로 목표치가 늘어났는데, 채권운용본부의 목표치는 사실상 달성하기 힘들다고 본다"고 토로했다.

작년 대부분의 증권사 채권운용부서는 한국은행의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를 선반영하면서 일찌감치 수익 목표치를 달성한 바 있다.

3분기에는 시중 금리가 상승하면서 증권사별로 희비가 엇갈렸지만 작년 전체적으로는 채권 운용부서의 호실적이 증권사의 수익을 끌어올렸다.

반면 올해는 상황이 녹록지 않다. 연초 효과와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폭사 등 지정학적 불안으로 첫 2거래일간 금리가 하락했지만 국고채 3년물 금리가 1.27%로 기준금리(1.25%)와의 차이가 2bp에 불과하다. 추가 금리 하락의 공간을 찾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4월 4명의 금통위원 임기 만료를 앞두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조정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작년 증권사의 채권 분야에서 이익이 크게 났다"며 "상식적으로 올해 금리가 작년만큼 크게 하락하지 않는다면 채권 관련 이익은 감소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를 감안해 수익 전망을 조정하면 올해 증권사들의 이익은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유안타증권은 5개 증권사(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메리츠종금증권)의 당기 순이익이 작년 2조8천990억 원에서 올해 2조7천20억 원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19년 실적 개선을 견인했던 채권평가익의 소멸이 예상된다"며 "조달비용 상승과 운용여력 축소로 수익성이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증권사 수익 감소 요인으로 채권평가익 감소 이외에 금융당국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제도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12월 '부동산PF 익스포져 건전성 관리 방안'을 내놓고 증권사의 부동산 채무보증 한도를 자기자본 대비 100%로 설정한 바 있다.

C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PF 규제 등으로 채권운용 부서에 대한 (상대적) 기대감이 커질 수 있다"며 "다만 PF 이슈가 실제적인 부담이 되는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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