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올해 공사채 발행 물량이 예년보다 증가할 것으로 분석되면서 공사채 시장 전망도 우울해지고 있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공사채와 전망이 긍정적인 여타 크레디트물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7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올해 공사채 시장은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관련 주택저당채권(MBS) 발행과 정부 정책에 부응한 공기업의 재정 확대로 공급 부담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출시한 20조 원 규모의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은 작년 12월부터 MBS로 시장에 물량이 풀리고 있다.

지난 12월 입찰에서는 이미 MBS 미매각이 발생해 충분치 않은 수요를 입증했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2월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처음으로 안심전환대출용 MBS를 발행했는데 미매각이 났고, 1월에도 미매각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며 "발행의 부담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MBS 이외에 또 다른 공사채 공급처인 공기업들도 올해 채권 발행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재정 확대에 발맞춰 공기업들도 예산 확대를 통해 경기 부양에 나서기 때문이다.

공사채를 주로 발행하는 공기업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과 국가재정법에 따라 자산이 2조 원 이상이거나 정부 손실 보전조항이 있는 공기업이다.

이에 해당하는 공사의 수는 매년 40개 내외로, 2018~2019년도 대상 기관은 39개다. 이 가운데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한국전력공사 등이 대표적으로 공사채를 많이 발행한다.

김민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공공기관 부채 중 이자가 수반되는 금융부채는 2019년 말 380조 원에서 2023년 450조 원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업어음이나 특수채(공사채)와 같은 시장성 차입규모가 점진적으로 증가해 특수채 발행시장이 보다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한전의 2019~2023년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금융부채의 하위항목인 '공사채 등' 항목은 2019년 30조8천342억 원에서 2020년 33조7천327억 원으로 증가한다.

한전의 자회사인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서부·남부·동서·남동·중부발전 등도 해당 항목의 규모가 모두 증가하는 흐름을 보인다.

공사채 시장의 물량부담이 심화하면서 다른 크레디트물과 공사채를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광열 연구원은 "공사채는 다른 섹터 대비 올해 성과가 좋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국고채 대비 스프레드가 확대하는 정도는 아니고, 공급 요인이 스프레드 축소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어 장기물이 많은 공사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민정 연구원은 "향후 공사채 수급 부담이 있을 것"이라며 "물량이 증가하면 스프레드가 확대하면서 약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다만 공사채는 우량한 크레디트 채권으로 기본 수요는 탄탄하다"며 "발행 시기가 국채나 MBS와 겹치게 되면 수급 부담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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