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한진칼 2대 주주인 토종 사모펀드 KCGI가 한진그룹의 재무구조 리스크를 지적하며 "적극적인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경고했다.

신민석 KCGI 부대표는 7일 오전 유튜브 채널인 'KCGI TV'를 통해 "과당경쟁과 유가·환율 등 대외변수 등도 겹치면서 항공업을 둘러싼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한진그룹을 보면 적극적으로 위험 관리에 나서고 있는 것인지 경영진의 의도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 부대표는 "이번 임원인사를 통해 비용 관리와 수익성 낮은 사업을 매각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지난해 발표한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매각 등은 여전히 요원한 상태다"고도 덧붙였다.

한진그룹은 지난해 초 송현동 부지 매각 등을 포함한 '한진그룹 비전 2023'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지난해 KCGI가 '국민의 품으로 다시 돌아가는 한진'을 통해 부채비율과 유가·환율 등 거시변수 리스크에 대응해야 한다며 송현동 부지 매각 등을 요구한 데 따른 조치였다.

업계에서는 이번 요구 또한 오는 3월 진행될 주주총회를 앞두고 일종의 경고의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어 신 부대표는 "최근 매각된 아시아나항공 사례에서 보듯이 높은 부채비율은 최악의 결과를 만들 수 있다"며 "대한항공은 이미 코스피200 상장사 중 부채비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고도 했다.

자본으로 분류된 영구채까지 부채로 인식할 경우 860%대인 부채비율은 1천600%대로 뛸 수 있다는 게 KCGI의 설명이다.

신 부대표는 "당시 한진그룹은 송현동 부지 매각과 호텔 효율성 강화 등을 통해 부채비율을 395%까지 낮추고, 신용등급을 'A+'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었다"며 "그러나 형식적인 지배구조 개선안만 발표하고 아직까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은 보이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KCGI는 한진그룹이 송현동 부지와 10년째 방치된 제주도 파라다이스호텔, 제주도 정석 비행장 등을 매각할 경우 재무구조 개선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신 부대표는 항공업의 위기는 이제 시작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일관계 악화로 일본노선의 수요가 급감한 데다 미중무역 분쟁으로 글로벌 화물운송 수요도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어서다.

특히, 최근 저비용항공사(LCC)를 중심으로 신규 라이센스를 발급해 과당경쟁이 강화된 점도 수익성 회복이 요원해진 이유라는 평가다.

신 부대표는 "과도한 레버리지는 기업 존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지금은 외형 확대보다는 내실 경영이 필요한 시기다"며 "한진이 직면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한진그룹 임원진들의 노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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