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노조 "금융노조-민주당 정책협약 파기"



(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윤종원 신임 기업은행장의 출근이 사흘째 무산됐다. 첫 출근일인 지난 3일 기업은행 노조의 저지로 출근하지 못한 데 이어 7일도 적극적으로 대화를 시도했으나 결국 본점 출입문을 통과하지 못했다.

기업은행 노조는 윤 행장이 함량 미달 낙하산 인사라며 취임을 거부하고 있다. 금융노조까지 힘을 더해 연일 성명서로 윤 행장을 반대하고 있다

기업은행 노조는 7일 성명서를 내고 지난 2017년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더불어민주당이 맺은 정책협약을 깨고 낙하산 인사를 선임한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에 대해 경고의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오늘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3년 전 촛불의 숭고한 정신을 되새긴다고 언급했는데 실망감을 넘어 배신감을 느낀다"며 "낙하산 행장 반대를 외치고 있는 기업은행에 그 말은 공허한 거짓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조는 지난 2017년 문재인 당시 대통령 후보자와 금융노조가 맺은 정책협약서 1조 2항이 '금융권 낙하산 인사 근절'임을 들어 청와대가 정책협약을 파기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과 여당은 산업은행장, 수출입은행장에 이어 지난 2일 기업은행장까지 '청와대 낙하산'을 임명함으로써 그 약속이자 계약을 파기하고 있다"며 "이대로 정책협약을 파기한다면 금융노조는 집권세력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4월 총선에서 민주당 낙선운동, 곧이어 정권 퇴진운동까지 벌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오전에는 윤종원 행장이 8시 40분쯤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기업은행 본점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본점 입구에 기업은행 노조원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노조원 등 총 50여명이 모여 바리케이드를 치고 한목소리로 낙하산 인사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윤 행장은 노조와 마주하자마자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을 찾는 등 적극적으로 대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바리케이드 한걸음 뒤에 물러서 있으면서 대화 반대 의지를 보였다.

결국 노조의 강한 반발에 부딪힌 윤 행장은 대화 시도를 멈추고 발길을 돌렸다.

윤 행장은 출근 저지가 앞으로 지속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열린 마음으로 풀겠다"고 답했다. 또 출근 시도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이사제에 대한 의견을 묻는 말에는 말을 아꼈다.

윤 행장은 기업은행 본점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한 중구 은행회관 금융연수원 임시 사무실에서 업무 보고를 받고 실질적인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이날 출근 저지 행동 이전에 열린 사전집회에서 박홍배 차기 금융노조 위원장 당선인은 "총선을 99일 남겨둔 지금, 이번 총선과 관련해 금융노조는 새로운 정치 방향을 세울 수 있다는 점을 논의하고 있다"며 "언제까지나 (더불어민주당을) 도와주고 밀어줄 수 없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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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6시 53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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