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7일(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이란의 미국에 대한 보복 공격 가능성을 주시하면서 하락했다.

미 국채 가격은 중동 지역 상황이 더 나빠지지 않고, 미국 서비스 지표가 예상을 웃돌아 하락했다. 달러 가치는 미국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여 상승했다.

뉴욕 유가는 중동 긴장에도 아직 추가 무력 충돌은 발생하지 않은 점 등으로 하락했다.

시장은 중동 사태를 주시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미국이 중대한 실책을 범했다면서 "이 지역에서 자국의 이익과 안보가 위험에 처해 있으며 이 큰 범죄의 결과를 모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만 한다"고 말했다.

알리 샴커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도 "미국에 보복할 13가지 시나리오를 고려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호세인 살라미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은 "우리는 적(미국)에게 보복할 것이다"라면서 "만약 그들(미국)이 후속 조치를 한다면 우리는 그들이 아끼는 곳을 불바다로 만들 것이다"라고 위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의 어떠한 보복에도 미국은 준비되어 있다"면서 이란의 보복 시 맞대응에 나설 것이란 점을 재차 확인했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솔레이마니 사망 이후 이란의 보복이 있을 것으로 예상해야 한다면서 "어떠한 비상사태에도 대비되어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또 B-52 폭격기를 포함해 중동 지역에 화력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퍼 장관은 그러면서도 미국이 이란과 외교적 해법을 찾고 있다며 "우리가 보고싶은 것은 긴장이 완화되는 것이고, 이란이 우리와 함께 앉아 앞으로 더 나은 방식에 대해 협의를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의 설전이 거세지만 아직 가시적인 무력 충돌은 발생하지 않고 있는 만큼 시장도 극심했던 공포에서는 벗어나는 양상이다.

한편 이란에서는 이날 진행된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장례식에서 인파가 몰리면서 수십명이 압사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란은 예기치 못한 사고로 인해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시신 안장식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안장 시점은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장례 절차가 마무리된 이후 이란의 보복 가능성 등은 여전히 위험 요인으로 남아있다.

미국의 경제 지표는 긍정적이었다.

미 상무부는 지난해 11월 무역적자가 전월 대비 8.2% 감소한 431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16년 10월의 420억 달러 적자 이후 가장 작은 규모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최저치다. 시장 예상보다도 적었다.

수출은 늘어난 반면 수입은 줄었다. 무역적자 감소는 4분기 국내총생산(GDP)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12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55.0으로 시장 예상을 상회했다.

11월 공장재 수주는 전월보다 0.7% 감소했지만, 시장 예상보다는 양호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9.70포인트(0.42%) 하락한 28,583.6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9.10포인트(0.28%) 내린 3,237.1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88포인트(0.03%) 하락한 9,068.58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란 보복 가능성 등 중동 정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이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을 제거한 이후 보복을 다짐하는 이란 주요 인사들의 위협이 이어졌다.

이에 미국은 이란 보복 시 맞대응 방침을 재차 확인했다.

이란에서는 이날 솔레이마니 시신 안장식이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장례 절차 도중 군중이 몰리면서 압사 사고가 발생해 연기됐다. 안장식이 언제 진행될지는 아직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양측이 설전을 주고받으면서 긴장감이 팽팽하지만, 아직 실질적인 무력 충돌은 발생하지 않고 있는 만큼 시장 반응도 상대적으로 차분하다.

전문가들은 중동 긴장의 영향이 단기에 그쳤던 사례가 많은 만큼 시장 참가자들이 관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솔레이마니 사망 이후 급등했던 국제 유가도 이날은 하락했다.

다만 장례 절차가 마무리된 이후 이란 보복이 시작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의 경제 지표가 양호했던 점도 시장에 안도감을 제공했다.

이날 업종별로는 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필수소비재가 0.73% 내렸다. 금융주도 0.67%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중동 긴장에도 양호한 경제 지표 등이 시장에 지지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BCA 리서치는 보고서에서 "건강한 국내 경제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동결 기조 등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촉발할 수 있는 전쟁만 아니라면 투자자들이 이란 문제에 따른 주식 매도를 감내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1월 25bp 기준 금리 인상 가능성을 9.4%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0.43% 하락한 13.79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 시간)께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1.6bp 오른 1.825%를 기록했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과 거의 변동이 없는 1.546%에 거래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2.5bp 상승한 2.305%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26.2bp에서 이날 27.9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어느 때보다 중동 위험은 고조됐지만, 이란이 당장 행동에 나서지 않아 일단 지켜보자는 시장 분위기가 강하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지난해 12월 공급관리협회(ISM) 서비스 지표가 시장 예상을 웃돌아, 국채수익률은 장 초반 하락분을 만회한 뒤 상승세로 돌아섰다.

강한 고용시장과 소비에 힘입어 그동안 위험자산이 랠리를 펼친 만큼, 이날 서비스지표가 추가 랠리를 뒷받침할지에 시장 관심이 쏠렸다.

또 미국의 11월 무역적자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집권한 뒤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데다, 이날 미 재무부가 실시한 380억 달러 규모의 3년물 입찰에서도 부진한 수요가 나타나 미 국채 값 하락에 일조했다.

지난주 미군 공습으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 사령관이 사망한 이후 미 국채 값은 큰 폭 올랐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올해 첫 거래일에 1.95% 근처를 기록하다 미국 공습 이후 전 거래일에는 1.76%까지 저점을 낮추기 시작했다.

이번 주 들어 극도의 위험회피가 다소 잦아들며,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중요 레벨인 1.75%에서 반등했다. 최근 이틀간 상승분은 지난해 12월 31일 이후 가장 컸다.

중동 지역 분쟁 확대 위험이 잠재해 있지만, 작년 말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합의 이후 세계 경제 전망이 밝아져 추가 하락은 제한됐다.

BMO 캐피털 마켓의 존 힐 금리 전략가는 "지정학적 위험이 갑작스럽게 되살아났지만, 상당한 국채 값 상승이나 국채수익률 하락이 나타나지 않았다"며 "글로벌 경제 성장이 바닥을 찍었다는 광범위한 낙관론과 쇼크를 견딜 만큼 미 국내 심리가 충분히 강하다는 점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1.75%를 밑도는 데 실패한 만큼 올해 장기 국채수익률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힐 전략가는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의 레인지 하단은 지난해 9월 초부터 계속해서 상승했다"며 "경제 모멘텀이 안정되고, 1단계 무역합의를 둘러싼 낙관론이 생겨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FHN 파이낸셜의 짐 보겔 금리 전략가는 "중동 사태의 만족할 만한 해결책은 없을 것"이라며 "이번달 뚜렷한 것이 없는 상황에서 올해 초 전략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불확실해진 투자자들은 특히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해소되려면 몇개월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투자자들은 오는 15일의 미국과 중국의 무역합의 체결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아메리벳 증권의 그레고리 파라넬로 미 금리 대표는 "위험자산 거래 움직임을 볼 때 미 국채수익률 하락을 당장 추종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며 "반면 연준은 보류하고 지표는 혼재됐고 지정학적 위험은 높아진 만큼, 미 국채를 팔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은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어느 정도 회복력을 가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현지 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8.551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8.440엔보다 0.111엔(0.03%)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11437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1930달러보다 0.00493달러(0.44%) 하락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0.96엔을 기록, 전장 121.38엔보다 0.42엔(0.35%) 떨어졌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39% 상승한 97.016을 나타냈다. 지난해 12월 27일 이후 처음으로 97선을 회복했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 확대 가능성이 다소 줄어 엔과 스위스 프랑 등 안전통화가 최근 고점에서 후퇴했다. 스위스 프랑도 유로에 4개월 이내 최고치에서 하락했고, 달러에도 내렸다.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여전히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에 투자 심리는 취약하지만, 이란이 실질적인 보복 움직임을 아직은 나타내지 않아 엔은 달러에 3개월 이내 최고치에서 내려왔다.

지난주 미군 공습으로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이 사망한 이후 중동 정세에 시장 관심이 쏠려 있다.

캐나다 외환은행의 에릭 브레거 외환 전략 디렉터 겸 대표는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완만하게 줄어들고 있다"며 "금과 유가가 지난주 장중 고점에서 벗어나는 등 진정 조짐이 완연하지만, 전쟁 가능성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코메르츠방크 분석가들은 "중동에서 추가로 나쁜 소식이 전해지지 않아 시장이 다소 진정됐고, 달러와 엔에 나타났던 패닉성 움직임을 되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달러는 시장이 출렁일 때 좋은 흐름을 나타내지만, 최근에는 혼조세를 보였다. 이날은 미국의 지난해 12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시장 예상을 상회해 달러 강세에 힘을 실었다.

서비스업은 미국 경제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동력이다.

유로존의 지난해 12월 인플레이션이 가속했고 소매 판매도 시장 예상보다 좋았지만, 전일 예상보다 좋은 기업 활동 지표에 경기회복 기대가 커져 상승한 만큼 이날 다시 하락했다.

MUFG 분석가들은 "최근 유로존 경제 지표는 확실히 긍정적"이라며 "적어도 일시적으로는 안정되고 있으며, 2020년 기업 활동이 일부 개선될 가능성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역외에서 위안은 달러에 5개월 이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위안은 현재 6.9644위안에 있는 중요한 차트 선인 200일 이동평균선을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으로 밑돌았다.

오는 15일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합의 서명이 예상돼, 오랜 기간 지속한 무역 분쟁이 해결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작용했다.

MUFG의 리 하드만 분석가는 "미국과 중국의 긴장에 대한 비관론이 완화했기 때문에 9월 초 이후 달러-위안이 하락했는데, 이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위안화 움직임은 최근 몇 년 동안 연초에 봤던 상승 움직임과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호주 달러는 치명적인 산불로 인한 경제적 파장을 우려해 달러에 1% 가까이 하락했다. 주요 10개 통화 가운데 가장 저조한 움직임을 나타냈다.

웨스트팩은 "투자자들이 미국에 대한 이란의 보복을 대기하며 방어 자산을 선호함에 따라 호주달러와 뉴질랜드달러가 올해 들어 가장 부진한 움직임을 나타냈다"며 "이들 통화는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57달러(0.9%) 하락한 62.7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4거래일 만에 하락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중동 정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이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 사령관을 제거한 이후 중동 지역의 긴장이 팽팽하다.

이란은 미국에 보복할 것이란 경고를 지속해서 내놓고 있다.

양측의 설전이 거세지만 아직 가시적인 무력 충돌은 발생하지 않고 있는 만큼 시장도 극심했던 공포에서는 벗어나는 양상이다.

지난해 9월 사우디아라비아 정유설비에 대한 이란의 공격 당시 유가가 단기 급등했다 되돌려진 경험도 원유 시장 참가자들을 신중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유가가 솔레이마니 사살 이후 3% 넘게 올랐던 만큼 되돌림이 일부 진행됐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이란의 보복 여부 등에 따라 유가가 향배를 달리하겠지만, 불안감은 줄어든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리터부시 어소시에이츠의 짐 리터부시 대표는 "이란의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 확대 열기는 줄어든 것 같다"면서 "시장은 이란의 보복 가능성을 지켜보자는 관망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줄리어스 베어의 카스텐 멘케 연구원은 "이란 정권은 꽤 합리적이고 전략적이었다"면서 "직접적인 군사 충돌의 비용은 엄두를 내지 못할 정도이고, 원유 수송을 방해하는 것은 중국이나 인도와 같은 느슨한 동맹국을 멀어지게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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