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중국 정부가 연간 곡물수입 쿼터를 늘리지 않겠다고 밝힘에 따라 1단계 무역합의에서 미국이 요구하는 대로 농산물 구매를 확대할 수 있을지 우려가 제기된다.

7일 차이신은 한쥔 중국 농업농촌부 부부장이 지난 4일 열린 포럼에서 "이것(곡물수입 쿼터)은 글로벌 쿼터이다. 우리는 특정한 하나의 국가를 위해 이를 조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중국이 1단계 합의에서 연간 농산물 수입 규모를 400억달러씩 늘려 향후 2년간 800억달러어치를 추가로 사들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중국은 이같은 수치에 대해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중국은 대두 시장은전세계에 개방했지만, 주식에 해당하는 쌀과 밀, 옥수수 시장에 대해서는 관세율 쿼터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쿼터 이하의 수입품에는 낮게는 1%의 관세가 적용되지만, 쿼터를 넘어가면 관세율은 최고 65%에 달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세 가지 곡물이 무역합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겠지만 쿼터를 올리지 않음으로써 합의 준수가 어려워질 수 있고, 미국의 심기를 건드릴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그동안 중국의 곡물 수입쿼터에 대해 반발해왔다.

INTL FC스톤의 대린 프레드릭 선임 아시아 원자재 애널리스트는 SCMP에 "(연간) 400억달러어치에 대해 항상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쿼터를 올리지 않으면) 상황이 극적으로 더 어려워지지는 않더라도 밀과 옥수수, 쌀에 대해 쿼터가 엄연히 존재한다면 선택지가 더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거시경제 총괄부서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가 작년 9월 발표한 것을 보면 올해 옥수수 수입관세 쿼터는 720만톤이며 밀과 쌀은 각각 963만6천톤, 532만톤에 이른다.

이런 쿼터는 미국 뿐만 아니라 호주와 브라질, 인도, 유럽연합(EU) 등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에도 적용된다.

쿼터를 토대로 계산하면 올해 옥수수 총수입량은 최대 12억6천만달러, 밀은 23억1천만달러에 이르게 된다고 프레드릭 애널리스트는 설명했다.

이는 기존 수입 규모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다.

2017년 중국은 9억달러 규모의 옥수수를 수입했으며 이 가운데 미국산은 2억달러어치였다.

같은 해 밀은 13억달러어치 수입했으며 미국산은 5억달러어치였고, 쌀은 18억달러어치였으나 미국산은 없었다.

WTO 패널은 작년 4월 중국의 곡물 쿼터시스템에 대해 국제 무역 규칙을 위반했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올해 곡물수입 쿼터에 변화를 주지 않겠다고 한 것은 관행을 바꿀 의도가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매체는 지적했다.

미주리 소재 농업정보회사인 돈어드바이저리의 롭 헤트쳇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쿼터는 수년간 WTO가 요구하는 수준과 크게 동떨어져 있다. 이는 WTO가 요구하는 쿼터를 맞추기 위해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를 늘릴 여지가 충분함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나를 포함한 다른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이 어떻게 400억달러어치 농산물을 추가로 구매할지 고심해왔다. 여기에는 농산물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 에탄올이나 다른 제품이 들어갈 수 있다고 본다. 심지어 기계류도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그동안 식량안보를 이유로 외국업체에 곡물시장을 개방하는 것을 꺼려왔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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