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수용 기자 = 미국과 이란의 갈등으로 인한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은 이를 순매수 기회로 삼고 있다.

9일 연합인포맥스 투자자별 매매 추이(화면번호 3302)에 따르면 외국인은 전일 2천683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중동 리스크가 불거진 지난 3일 이후 나흘 연속 순매수를 보이며 누적 순매수 금액은 8천251억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외국인 매수가 가장 많았던 종목은 삼성전자, 엔씨소프트, 삼성전기, 카카오 등이다.

연합인포맥스 투자자별 매매 상위종목(화면번호 3330)에 따르면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3천451억원, 엔씨소프트를 67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삼성전기와 카카오의 순매수 액수 또한 각각 654억원, 497억원이다.

삼성전자와 엔씨소프트, 카카오는 이에 전일 장중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외국인이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불거진 시점을 성장 기대가 높은 종목을 매수할 기회로 보고 있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 투자 심리가 약해진 가운데 외국인이 전기·전자·IT 업종을 매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리스크가 투자 심리에는 영향을 미치지만,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확대되지 않을 것이란 점과 증시 펀더멘털에 영향을 미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 주요 매수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원 부국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부터 반도체를 중심으로 주가가 많이 올랐는데 이번 중동 리스크로 인해 나온 기관들의 차익실현 매물을 외국인이 사고 있다"며 "전일 발표된 삼성전자 실적 영향과 더불어 향후 수출 반등에 대한 전망으로 반도체, IT 업종에 관심이 쏠려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NC소프트나 카카오 등도 IT 업종에서 최선호 종목이기 때문에 성장과 가치를 둘 다 잡을 수 있는 종목"이라며 "중동 리스크가 글로벌 증시에 영향 미치려면 유가 상승으로 인한 수요 둔화까지 이어져야 하는데 그 기간이 오래 걸리면서 현재 매수가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 또한 "국내 증시도 투자 심리 측면에선 불안하지만, 중동 리스크가 아예 파국으로 가진 않을 것이란 인식이 나오면서 외국인이 매수하고 있다"며 "비용 부담이 적고 중장기적 수요 상승에 대한 기대도 형성된 전기·전자·IT 업종을 선별적으로 매수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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