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8일(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에 대한 이란의 `제한적 보복' 공격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대이란 경제 제재에 방점을 찍으면서 상승했다.

미 국채 가격은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줄어들 수 있다는 기대에 하락했고, 달러 가치는 추가 무력 충돌 우려가 줄어 상승했다.

뉴욕 유가는 이란의 제한적인 보복 공격 이후 중동 불안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가 부상하면서 5% 가까이 급락했다.

이란은 지난밤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 폭살에 대한 보복으로 이라크 내 미군 기지 두 곳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미사일 공격 직후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긴장 고조나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란이 미국을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제한적인 행동을 선택했다는 분석이 힘을 얻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밤 트위터를 통해 "상황이 괜찮다"면서 "지금까지는 매우 좋다"고 말해 불안을 누그러뜨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미국은 군사력 사용을 원치 않는다면서 "이란 정권에 즉각적으로 살인적인 추가 경제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란이 물러서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모든 미국인과 전세계에 좋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간밤에 우리는 미국의 뺨을 한 대 때렸을 뿐"이라면서 "적(미국)에 맞서 이런 수준의 군사 행동은 충분하지 않다"고 하는 등 추가 행동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미국 경제지표는 혼재된 모습을 보였다.

ADP 전미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민간 부문 고용 증가는 20만2천 명을 기록했다. 11월에 6만7천 명으로 둔화했던 데서 큰 폭 늘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 15만 명도 웃돌았다.

이날 발표된 다른 경제지표는 부진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8일 미국의 11월 소비자신용(계절 조정치: 부동산 대출제외)이 전달 대비 125억1천만 달러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전문가 예상치 155억 달러 증가에 못 미쳤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61.41포인트(0.56%) 상승한 28,745.0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5.87포인트(0.49%) 오른 3,253.0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60.66포인트(0.67%) 상승한 9,129.24에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은 장중 및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S&P 500 지수도 장중 고점을 다시 썼다.

시장은 이란이 보복 공격을 단행한 후 정세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주요 주가지수 선물은 이란 보복 소식에 큰 폭 하락세를 나타냈지만, 차츰 회복해 이날 개장 시점 주요 지수는 보합세로 출발했다.

폭격으로 인해 미국인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은 데다, 유가 급등을 촉발할 수 있는 원유 관련 시설 등에 대한 공격도 없었던 점이 안도감을 제공했다.

주요 지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 이후에는 큰 폭의 상승세로 전환했다.

미국과 이란이 추가적인 무력 충돌을 자제한 채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도 급부상했다.

중동 정세에 민감한 서부텍사스원유(WTI)도 5% 가까이 급락해 마감했다.

다만 불안 요인도 여전히 남아 있다.

증시 종료 직전에는 이라크 바그다드의 그린존이 또 포격 받았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주요 지수가 상승 폭을 빠르게 줄이기도 했다.

미국의 지표가 양호했던 점은 증시를 지지했다.

이날 종목별로는 보잉 주가가 1.7% 이상 하락하며 다우지수에 부담을 줬다.

지난밤 우크라이나 국제항공(UIA) 소속 보잉 737-800 여객기가 이란 테헤란에서 출발한 직후 추락해 승객과 승무원 전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앞서 잇달아 추락했던 737맥스와는 다른 기종이지만, 보잉 항공기 전반에 대한 불안감이 한층 고조됐다.

업종별로는 유가 급락으로 에너지가 1.74% 하락한 것을 빼고 전 업종이 올랐다.

기술주는 1.03% 상승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중동 긴장이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인베스텍의 필립 쇼 수석 경제학자는 "대체적인 시장 시각은 중동 사태가 일회성이고, 상황이 진정되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1월 25bp 기준 금리인상 가능성을 9.4%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2.47% 하락한 13.45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 시각)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4.5bp 오른 1.870%를 기록했다. 장중 1.708%까지 저점을 낮추기도 했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미 국채 값은 이란의 미국 보복 공격에 큰 폭 올랐다가 상승 폭을 모두 반납하고 하락했다.

간밤 이란이 미군 주둔 이라크 아인 아사드 공군기지 등에 지대지 미사일 몇십발을 발사해 극도의 위험회피 등 패닉성 움직임이 일었다. 미 국채 값은 큰 폭 뛰었지만, 상황이 우려했던 것만큼 나쁘지 않다는 인식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이란이 확전을 원치 않는다고 밝힌 데다 미국 역시 군사적 반격 대신 경제 제재 대응 방식을 선택할 것으로 전망돼, 전면전을 피할 수 있다는 안도감이 생겨났다.

전문가들은 이번 공격이 미국과의 관계에서 적대감을 더 키우기보다는 이란의 대응 공격이라는 명목을 충족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어쩌면 출구를 찾을 수 있다는 기대도 생겨났다.

미국 경제지표는 호조세를 이어갔다.

민간고용은 시장 예상을 웃돌아 고용시장이 여전히 탄탄하다는 점을 재확인시켰다.

미 재무부가 실시한 240억 달러 규모의 10년물 국채 입찰은 무난했다.

브리클리 어드바이저리 그룹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번 미사일 발사가 긴장을 더 고조하기보다는 분쟁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에서 시장 반응은 이성적"이라며 "지정학적 전문가는 아니지만, 이런 판단은 미사일 발사 이후 이란이 즉각 보인 태도에 기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인베스텍의 필립 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충돌이 일시적일 수 있고 상황이 잘 안정될 수 있다고 시장 견해가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평가했다.

BMO의 존 힐 선임 금리 전략가는 "일련의 이벤트에 최근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24bp 랠리를 펼쳤는데, 대부분이 되돌려졌다"며 "지표와 연준, 이란을 제외한 모든 것은 단기적으로 미 국채수익률이 더 오를 수 있음을 가리킨다"고 강조했다.

힐 전략가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은 상황을 완화하는 것"이라며 "시장은 이제 다른 요인에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현지 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9.037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8.551엔보다 0.486엔(0.45%)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11118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1437달러보다 0.00319달러(0.29%) 하락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1.16엔을 기록, 전장 120.96엔보다 0.20엔(0.17%)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27% 상승한 97.278을 나타냈다.

미군을 겨냥한 이란의 미사일 공격 직후 양국이 전면전으로 치닫는 것이 아니냐는 초기 공포가 잦아들고, 확전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인식이 점차 강해졌다.

미국이 군사적 반격 대신 경제 제재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여 안도감이 커졌다.

엔과 프랑 등 안전통화는 이란이 미군 주둔 이라크 공군기지 등에 지대지 미사일 몇십발을 발사한 직후 급등했다가, 보고된 사상자가 없고 이후 미국과 이란이 보인 반응에 후퇴했다.

엔은 달러에 장중 3개월 이내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하락세로 전환했다.

프랑 역시 장 초반의 상승분을 반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이란이 물러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군사력 사용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대신 즉각적으로 이란에 강력한 경제 제재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란도 수위 조절에 나서는 등 양국이 사태 진정을 위한 움직임을 보였다.

RBC 캐피털 마켓의 아담 콜 수석 통화 전략가는 "이라크 내 미군기지 두 곳에 이란이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소식에 곧바로 위험을 매도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며 "달러는 엔에 내렸고, 국제 유가는 급등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이 할 수 있는 보복의 최대치가 이번일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해 엔과 유가 흐름이 되돌려졌고, 주요 10개국 통화도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배녹번 글로벌 포렉스의 마크 챈들러 수석 시장 전략가는 "지정학적 상황에 시장이 과장되는 경향이 있다"며 "이후 안도 랠리가 나왔고, 지난주 반사적인 매도에 대한 반대 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크레디 스위스는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고조돼도 달러는 유로와 일본 엔, 스위스 프랑 등 `마이너스 금리 통화'보다 1분기에 좋을 것"이라며 "이란 긴장 때문에 주요 통화 대비 달러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아직 바꾸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크레디 스위스는 "미-이란 갈등의 다음 국면이 언제, 어떻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명확한 시간표를 제시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미국 민간고용 지표를 통해 다시 한번 탄탄한 미국 고용시장을 확인해 달러 강세는 지속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킷 주키스 통화 전략 대표는 "옳든 그르든, 군사 행동이 지속해서 대규모로 확대되지 않을 것이라는 시장의 믿음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과 유로존의 경제 전망 격차가 좁혀짐에 따라 2020년 유로가 달러에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유로-달러는 충분히 싸고 양국 경제 성장률 컨센서스 차이는 유로-달러가 나타내는 것만큼 벌어지지 않은 만큼, 올해 말 1.20달러로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3.09달러(4.9%) 급락한 59.6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가 배럴당 60달러 아래로 하락한 것은 지난해 12월 16일 이후 처음이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이란의 미군기지에 대한 미사일 폭격 이후 정세를 주시했다.

이란은 지난밤 이라크 미군 기지에 두 곳에 대해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WTI는 이란의 보복 소식 이후 배럴당 65.65달러까지 폭등했지만, 이후 차츰 반락해 하락세로 돌아섰다.

미사일 공격에도 미국이나 이라크의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란이 미국을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제한적인 행동을 선택했다는 분석이 힘을 얻었다.

이란은 유가 불안을 심화할 수 있는 주요 원유 관련 시설에 대한 공격도 단행하지 않았다.

WTI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추가 군사 행동보다는 경제 제재를 가할 것이란 방침을 밝힌 이후에는 급격하게 낙폭을 키웠다.

미국과 이란이 추가적인 무력 충돌을 자제한 채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급부상했다.

미국의 원유재고가 예상과 달리 증가한 점도 유가의 하락을 거들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 원유재가 약 116만 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의 예상 320만 배럴 감소와 달리 증가했다.

또 휘발유 재고는 약 914만 배럴 급증했고, 정제유 재고는 533만 배럴 늘었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재고가 260만 배럴 증가하고, 정제유 재고는 270만 배럴 늘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원유 시장에서 중동 위험 프리미엄이 해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어게인 캐피탈의 존 킬두프 파트너는 "이란발 흥분은 심대하게 후퇴했다"면서 "모두 일종의 출구가 나올 수 있을지 의아해했지만, 이란이 제한적인 공격으로 이를 택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따라 시장에서의 공포심도 매우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프라이스 퓨처 그룹의 필 플라얀 연구원은 "이란은 긴장의 고조를 우려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것도 공격할 것 같지 않다"면서 "때문에 원유는 이란의 폭격 이전보다도 더 안전해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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