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미국과 이란의 긴장 고조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 수준에 근접하며 해외건설업계가 중동을 주시하고 있다.

해외건설의 큰 손인 주요 산유국의 재정유가에 다가서고 있기 때문인데 양국 간 전면전 가능성으로 실제 수주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9일 연합인포맥스 원자재선물종합(6900화면)에 따르면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69.24달러로 전일대비 0.90달러 올랐다.

두바이유 가격은 작년 9월 3일 56.48달러로 연저점을 찍은 뒤 같은 달 17일 사우디아라비아 정유시설의 드론피폭으로 67.53달러까지 뛰기도 했으나 10월 들어 50달러 후반으로 내려왔다.

이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군부 핵심 지도자를 드론 폭격으로 살해하며 양국 간 갈등이 고조되자 60달러 후반으로 상승하고 있다.

해외건설업계가 유가 추이를 주목하고 있는 것은 해외건설수주와 유가가 밀접한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2014년 중반 배럴당 105달러를 상회하던 두바이유 가격이 2016년 1월 25달러까지 떨어진 뒤 연평균 40달러를 유지하자 국내 기업의 해외건설 수주도 전년 대비 200억달러가량 감소했다.

작년 해외건설수주가 11월까지 200억 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던 이유도 유가가 주요 산유국의 재정균형 유가에 미달한 영향이 컸다.

국제통화기금이 올해 10월 발간한 '지역경제동향 2019'에 따르면 올해 중동 주요산유국(MENAP) 평균 균형재정유가는 배럴당 89.73달러다.

카타르가 45.7달러로 가장 낮고 이란이 194.6달러로 가장 높다. 이란을 제외한 9개국의 평균 재정유가는 78.1달러로 내려온다.







신동우 해외건설협회 아중동실 실장은 "유가는 양날의 칼이다. 장기적으로 재정유가보다 상회하게 되면 발주 물량이 늘어날 수도 있다"면서도 "다만 단기에 그치게 되면 물량증가보다 기존 발주예정물량의 일정이 지연되면서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건설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이란과 미국의 전면전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현재의 유가상승이 발주증가와 같은 호재로 작용하기는 어렵다"며 "현지 정세 안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란이 이라크 미군 기지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감행함에 따라 외교부는 전일 현지진출 14개사 관계자와 함께 현지 상황에 대한 정보를 공유했다.

이란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국내 건설사들이 대부분 현지에서 철수했으나 이라크에는 14개사 1천여명가량이 현지에서 근무하고 있다.

비스마야 신도시 등을 건설 중인 한화건설은 "미사일 공격지역과 공사현장은 200㎞가량 떨어져 있다"며 "단계별 대책을 이미 수립해뒀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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