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잠재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어 정부의 확장적 통화 및 재정정책이 필요하다고 저명 경제학자 유용딩이 주장했다.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과 인민은행(PBOC) 통화정책을 지낸 바 있는 유용딩은 최근 프로젝트신디케이트 기고를 통해 중국 내 다수 경제학자가 인구 고령화 등의 요인을 언급하며 인위적인 통화 및 재정 부양책에 반대하고 있지만, 중국 경제가 잠재 성장률을 밑돌고 있어 확장정책의 근거가 더 강력하다고 주장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일(현지시간) 기고문을 인용해 보도했다.

실제로 지난 11월 이 경제학자가 대규모 부양책을 주장하는 글을 발표하면서 중국 내 학자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주장을 반박하는 목소리가 다수 나왔다.

중국의 성장률이 '뉴노멀(새로운 표준)'에 진입했으며 확장적 정책은 과거에도 제한적 성공만 거둔 데다 공급 측면의 구조적 개혁을 방해해 '좀비 기업'을 양산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중국의 광의통화(M2)가 국내총생산(GDP)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높은 수준이어서 부양책이 투자나 소비를 부양하기보다는 인플레이션이나 자산 거품, 금융위험만 촉발할 수 있다고 이들은 지적한다.

또 지방정부는 40조 위안 이상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숨은 부채를 보유하고 있고, 인프라 투자 여지도 적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유용딩은 이런 주장이 모두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라면서 실제로 자신도 과거에 비슷한 견해를 가지고 있었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분기마다 성장률 둔화가 관측되면서 '뉴노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그는 말했다.

유용딩은 "장기 구조적 요인이 중국의 잠재성장률을 6% 아래로 끌어내렸다는 것이 확실하지 않다"면서 "인구 고령화가 성장률에 미치는 등의 영향에 대한 데이터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중국의 잠재 성장률 추정은 매우 신뢰하지 못할 수준인 것으로 판명됐다. 방법론과 통계의 문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정 성장 목표치 달성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중국 정부가 성장률이 추가로 둔화하는 것을 막고자 개입해야 한다는 것이 자신이 주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0년간 중국의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 2012년 3월부터 54개월 연속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은 마이너스를 보였으며 작년 7월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는 점을 그는 꼬집었다.

유용딩은 "이처럼 지속적으로 물가가 낮게 나오고 엄청난 과잉 설비가 나타나는 것은 추가 성장 여지가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재정 및 통화정책 확대에 나설 여지가 있느냐는 의문에 대해서는 중국의 재정 상황이 대부분 선진국보다 훨씬 견조하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중국의 인플레이션 위험이 과장됐다면서 이는 높은 저축률과 자본시장 저개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유용딩은 또 비판론자들의 주장과 달리 중국은 아직도 인프라 투자 여지가 상당하며 통화 및 재정 확장책으로 GDP 성장률을 끌어올림으로써 구조 개혁을 용이하게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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