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수급 우려가 컸던 초장기물이 국고채 30년물 입찰 이후에도 상대적인 강세를 보이면서 다양한 해석과 전망이 나온다.

시장 참가자들은 지난 입찰이 초장기물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계기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연초 효과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등을 강세를 뒷받침하는 배경으로 꼽았지만 향후 초장기물 전망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9일 연합인포맥스 최종호가 수익률 종합(화면번호 4511)에 따르면 전일 국고채 30년물 금리는 0.9bp 하락한 1.615%에 고시됐다. 같은 날 20년 이하 구간에서 국고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국고 10년과 30년 초장기 스프레드는 다시 역전됐다.



<금융투자협회 최종호가 수익률 기준 국고채 10년물 금리(검정)와 30년물 금리(빨강)>



이달 진행된 국고채 30년물 입찰 규모가 2조6천940억 원에 이르는 등 초장기물 공급량 부담이 가시화된 상황에서 30년 이상 초장기물은 이례적으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A 시중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지난 30년물 입찰이 강하게 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된 모습이다"며 "입찰이 강했기 때문에 10년을 훨씬 더 많이 헤지로 매도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증권사 등 10년과 30년 커브 스티프닝을 잡은 곳에서 반대매매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30년 입찰에서 보험사를 중심으로 엔드 수요가 많이 나타나는 등 연초를 맞아 초장기물 매수를 통한 듀레이션 확대 움직임이 나타난다는 의견도 있었다. 상반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매수 요인 중 하나로 꼽혔다.

연합인포맥스 투자 주체별 거래 종합(화면번호 4565)에 따르면 전일 보험사와 기금은 국고채 30년 지표물(19-2호)을 2천128억 원 순매수했다.

B 보험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올해도 장투기관은 듀레이션 매칭 수요가 존재한다"며 "중동 이슈로 금리가 급락하는 등 장기물 수요가 확인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C 보험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아무래도 국고 30년물 금리가 1.6% 이상에서는 대기 매수세가 존재하는 것 같다"며 "30년 입찰 물량을 엔드 쪽에서 많이 가져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 인하를 2월이나 5월에 보는 곳도 많아서 지금 레벨을 놓칠 수 있다는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강세만으로 초장기물 수요를 가늠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국내 경기지표 개선과 해외 채권 투자 환경 개선, 장기투자기관의 투자 전략 변화 등이 초장기물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C 채권 운용역은 "GDP나 소비자물가상승률 등 국내 경제 지표가 기저효과 등이 나타난다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이 밖에도 해외 장기채권 투자 스와프 환경이 개선된다면 초장기물 수요는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30년 구간 자체가 10년 대비 거래량이 적어 약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을 수 있다"며 "연기금 자산 배분 계획에서 채권 비중이 감소하고 보험사 자산증가 속도가 정체하는 등 전체적으로 수요 자체의 방향이 달라지는 변곡점에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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