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미국 경기침체 시기가 다소 늦춰진 것으로 보이지만 진짜 문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대응 화력이 부족해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 핌코가 진단했다.

8일(현지시각) 미국 마켓워치에 따르면 핌코는 이날 발표한 연간 거시경제 전망에서 지난해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통화 완화 기조로 발맞춰 돌아서면서 올해 국제 경제성장률을 안정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지만, 이는 다음 침체 때 사용해야 할 정책 수단을 이미 써버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핌코의 앤드루 볼스 글로벌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와 요아힘 펠스 경제 자문은 이 보고서에서 "다음 경기 침체나 시장에 충격을 줄 만한 위험이 발생할 때 정책결정자들은 운신의 폭이 더 좁아졌다는 걸 알게 될 것"이라며 "이들이 향후 침체 압력과 맞서 싸울 능력도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지난해 중앙은행들이 미·중 무역전쟁으로 촉발된 침체 우려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금융여건을 완화한 것은 비판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중앙은행의 실탄이 부족해진 만큼 향후 침체가 위험이 커지면 중앙은행들은 공격적이고 선제적으로 움직여 초기에 싹을 잘라버려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시장 참가자는 각국 정부의 재정부양책이 부족한 화력을 채워줄 수 있다고 낙관하기도 한다.

하지만 핌코는 정치권이 종종 정부의 지출 가능 수준을 통제하느라 재정부양책은 때때로 반응이 늦기도 한다며 결국 중앙은행이 "응급 의료진(first responder)"이 돼야 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핌코는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연준이 추가로 기준금리를 내려도 더 랠리할 수 있는 미국 장기 국채에 투자하거나 안전자산인 엔화에 매수 포지션을 취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핌코는 또 투자자들은 회사채 시장의 위험한 구간과 거리를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과거 부채 비율이 높은 기업의 채권은 경기 사이클이 갑작스럽게 꺾이는 상황에 취약했다며 침체가 발생하면 은행으로부터 구조를 받기가 어려울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핌코는 "투기등급 채권은 현재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35%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 구간에 나타나는 압박은 경기침체에 기여하고도 남는다"고 우려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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