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5억달러 펀드 조성…1차 전용펀드에 2억달러 출자

오렌지라이프, 그룹 대체투자 주역 부상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신한금융그룹이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의 해외 대체투자 장기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양사는 연내 5억달러 규모의 전용펀드를 조성해 PEF를 시작으로 부동산과 인프라, 크레딧 등으로 투자 범위를 늘려갈 예정이다. (연합인포맥스가 2018년 10월 22일 송고한 '조용병 "선진자본에 배워라"…신한금융-KKR 5천억 공동펀드' 제하의 기사 참고)

◇ 2억달러 PEF·부동산에 쏜다…오렌지라이프가 절반 출자

9일 신한금융에 따르면 KKR과 조성한 첫 전용펀드 규모는 2억달러다. 글로벌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최근 대외 환경을 고려했다.

신한금융은 이를 연내 5억달러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올해 예정된 미국의 차기 대통령 선거, 중국과의 무역분쟁, 미국과 이란의 갈등 등 거시 환경에 따라 자금 집행시기는 다소 늦춰질 수 있다.

하지만 양사가 맺은 '글로벌 대체투자 파트너십 업무협약(MOU)' 기간이 5년임을 고려하면 향후 펀드 조성 규모는 조(兆) 단위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수년을 내다본 중장기 프로젝트다.

이번에 조성된 2억달러 규모의 전용펀드는 우선 PEF에 1억5천만달러, 부동산 등 인프라에 5천만달러를 투자한다.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 오렌지라이프 등 펀드 출자를 담당한 그룹사들은 지난달 투자심의위원회를 열어 출자 규모를 확정했다.

이중에서 오렌지라이프가 펀드의 절반에 해당하는 1억달러를 출자했다.

유럽계 보험사에 적용된 건전성 규제인 '솔벤시Ⅱ'가 워낙 깐깐해 그간 오렌지라이프의 자산운용은 보수적으로 이뤄졌다. 이에 계열사 중 출자여력이 가장 컸다.

KKR 역시 이런 점을 고려해 오렌지라이프를 품은 신한금융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신지급여력제도(K-ICS) 등 국내 건전성 규제 도입을 앞둔 신한생명의 올해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지만, 지난해 자회사로 편입된 오렌지라이프는 새 식구가 되자마자 그룹의 비이자수익 확대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됐다.

◇ 제2의 BNP파리바 찾아라…해외 PEF·IB 물밑접촉 강화

국내 금융지주가 해외 PEF와 협업하는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양사가 MOU를 체결한 지 1년 4개월 만에 실질적인 성과가 나오기까지 조용병 회장과 조셉배 KKR 대표는 수차례 회동했다. 이하 실무진 역시 펀드 운용 과정을 두고 오랜 시간 협상을 이어왔다.

펀드의 운용(GP)은 KKR이 담당하지만 모든 투자는 사전협의를 거친다. 신한금융은 이 과정에서 KKR의 해외 투자 노하우를 직접적으로 배울 수 있다.

현재 PEF와 부동산 등 인프라로 한정된 투자 범위는 추후 크레딧 물과 인수합병(M&A) 등 해외 대체투자 자산 전방위로 확대될 예정이다.

한 자릿수에 불과한 그룹의 대체투자 비중을 임기 내 두자리까지 확대하겠다는 게 조 회장의 복안이다.

이번 협업은 양사 간 지분투자를 염두에 둔 전략적 투자자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출발했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

신한금융은 BNP파리바와 손잡은 지난 2001년 이후 주주구성에 큰 변화가 없다.

하지만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하며 KKR과 지분투자를 논의했고, 지난해에는 IMM 프라이빗에쿼티(PE)를 새 주주로 맞이했다.

블랙록과 캐피탈그룹, 얼라이언스캐피탈매니지먼트 등이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지만, IMM PE는 전략적 투자자라는 점에서 사외이사를 추천할 수 있어 그룹 지배구조에 미치는 의미가 컸다.

신한금융은 현재 국내외 PEF 와 투자은행(IB) 다수와 물밑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내로라하는 큰손들과 협업으로 자산운용 노하우를 얻는 데 이어 주주구성을 다양화해 지배구조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다만 신한금융은 이미 지배구조가 안정적인 만큼 앞으로 진행할 다수 협업을 지배구조 변화로 확대하여 해석하는 게 다소 부담된다는 입장이다.

조 회장은 "이번 KKR과의 맞춤형 펀드조성은 그룹의 대체투자 수익률을 높일 좋은 기회"라며 "앞으로도 글로벌 자산운용사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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