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한 해 주요 기업들의 신용등급 하락 기조가 심화했다고 분석하면서, 이 같은 신용등급 방향성이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송태준 한기평 평가기준실장은 9일 여의도 신한금융투자빌딩에서 '2020년 주요 산업 전망 및 신용등급 방향성 점검'을 주제로 크레디트 세미나를 열고 "전년도 신용등급 변동은 하락우위 기조의 재심화로 요약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간 등급 상승업체 수를 하락업체 수로 나눈 업/다운 비율이 0.57배를 기록했다"며 "최근 3년간 이어져 온 상승세를 마감하고 하락 반전했다"고 부연했다.

이어 "작년까지 2년 연속 업/다운 비율이 1.0배를 웃돌며 상승우위를 보이던 'BBB-'급 이상 투자등급 군이 재차 하락우위로 전환한 점이 주요 특징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송 실장은 "등급전망 역시 하향변경 건수가 상향변경 건수를 앞서면서 최근 몇 년간 이어져 온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신용등급 하락우위 강도가 심화한 배경으로는 예상을 뛰어넘는 기업실적 저하를 꼽았다.

송 실장은 "지난해 상장기업들의 매출이 정체된 가운데 영업이익이 이전 해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어 "금융위기 당시에도 기업실적이 이 정도까지 악화하지는 않았다"며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송 실장은 올해 신용등급 방향성에 대해선 "추세 반전이 난망함에 따라 하락우위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한기평은 '2020 산업 신용 전망'에서도 주요 산업들의 사업환경이 대체로 비우호적일 것이라고 제시한 바 있다.

등급전망 또한 '긍정적'인 업종은 없었던 반면 '부정적'인 업종은 소매유통과 디스플레이, 생명보험, 부동산신탁 등 4개 산업에 이르렀다.

송 실장은 "작년 말 기준 '부정적' 전망 업체 수(27개사)는 '긍정적' 전망 업체 수(15개사)를 상회했다"며 "양자 간 격차도 재차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 실장은 올해 신용등급 모니터링 요소로 개별기업별 실적회복 정도와 증가한 재무부담에 대한 통제 수준, 미중 무역분쟁 재발 가능성 등을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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