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합의에 속지 말라…지구상 최대 분열 진행중"
"미·중 무역합의에 속지 말라…지구상 최대 분열 진행중"
  • 정선미 기자
  • 승인 2020.01.09 1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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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대는 미·중 디커플링과 그 비용 목도하게 될 것

美, 中과 대적하면서 얼마나 자신의 가치를 손상할지 관건

英 이코노미스트지 분석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미국과 중국이 완만한 수준의 1단계 무역합의를 타결했지만, 여기에 속아서는 안 된다고 영국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가 진단했다.

9일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를 통해 "(미·중) 소규모 합의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미·중 관계가 리처드 닉슨과 마오쩌둥이 50여년 전 양국관계를 재수립한 이후 가장 위험한 상태에 처해있음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면서 "하이테크를 선점하려는 중국 권력의 서방에 대한 위협이 너무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매체는 "양국은 과거에는 모두 번영할 수 있다고 생각해왔지만, 이제는 성공의 비전을 한쪽이 뒤처지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유대 관계의 부분적 해체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20년대에 전 세계는 이런 디커플링이 얼마나 진행되고 그에 따른 비용이 얼마나 될지 발견하게 될 것이며, 미국은 중국에 대적하면서 스스로의 가치를 손상할 유혹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체는 20년 전인 2001년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부터 초강대국의 분열이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WTO 가입으로 중국이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에 매끄럽게 편입될 것으로 생각했으나 서방이 금융위기를 겪고 국내 상황에 더 집중하게 되면서 전망이 실현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대신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이러한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중국의 갈망도 커졌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의 이런 행보에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는 대중 적대 정책으로 응수했다.

다만 대중 강경파들이 미국의 목표가 무엇인지 합의를 이뤄내지는 못했다고 매체는 말했다.

양자간 무역적자를 줄이는 중상주의적 목표를 내세울지, 중국 내 미국 자회사의 주주 이익 극대화에 나설지, 중국의 확장을 좌절시킬 지정학적 행동에 나설지 합의하지 못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역시 하루는 자립을 언급하고 다음 날에 다시 세계화를 찬양하는 등 갈팡질팡하는 행보를 보였다.

유럽연합(EU)은 자신들이 미국과 관계가 소원해진 동맹국인지 중국의 파트너인지, 깨어있는 자유 강대국인지 스스로의 위치를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꼬집었다.

매체는 "일관성 없는 사고가 일관성 없는 결과를 가져왔다"면서 "1단계 무역합의도 이 패턴에 들어맞는다. 중상주의자와 자본주의자의 목표가 섞였으며 대부분의 관세는 그대로 두고 훨씬 더 심각한 이견을 나중으로 미뤄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이 이뤄지는 해의 경기부양을 목표로 삼으면서 중국은 시간을 벌게 됐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매체는 이런 지정학적 모순이 '안전하지도 안정적이지도 않다'고 지적하면서 아직 세계에 미치는 경제적 비용이 크지 않지만, 미·중 양국간 대결이 점점 더 많은 분야로 확산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과 중국이 상대국의 영향력과 장기적 위협을 줄이고 경제 방해 행위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하려고 하지만 두 초강대국이 너무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어 계산이 매우 복잡해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례로 중국이 컴퓨터 반도체를 자급자족하고 미국이 중국에서 부품을 조립하는 공급업체를 모두 이전하려면 10~15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초강대국 간 경쟁이 통제 불능이 되면 그 비용은 막대할 것"이라면서 "똑같은 기술 하드웨어 공급망을 만드는 데는 2조달러의 비용이 들어가며 이는 두 국가의 합산 국내총생산(GDP)의 6% 수준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기후 변화와 관련해 타협하기도 훨씬 어려워지고 미국의 핵심적인 강점인 동맹체제도 위험해진다고 매체는 말했다.

매체는 "2000년대에 사람들은 중국이 얼마나 미국과 비슷해지는지 물어보곤 했지만 2020년대에 가장 큰 의문은 초강대국의 전면 분열이 미국을 얼마나 더 중국처럼 만들 것이냐는 것"이라며 기사를 마무리했다.

smje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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