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20주년 신년 인터뷰

민수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본부장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민수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밸류본부장(상무, CIO)는 지난해 증시 불안에 좋은 실적에도 주가가 별로였던 중소형주가 올해는 빛을 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수아 밸류본부장은 9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신년인터뷰에서 "한국증시가 글로벌 증시에서 가장 수익률이 꼴찌였다"며 "종목별 변동성이 컸는데 삼성전자, 하이닉스가 연초대비 40~50% 수익이 날 때 중소형주는 마이너스를 보여 시장이 양극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심지어 작년에는 홍콩보다도 한국증시가 못 올랐다"며 아쉬워했다.

올해 국내 증시는 좀 다를 것으로 봤다.

미중 무역분쟁이 증시 투자 심리에 미친 부정적인 영향이 일정 부분 해소되면서 OECD경기선행지수도 바닥을 치고 올라왔고, 기업 실적도 기저효과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글로벌 이슈들이 최악으로 치닫지만 않는다면 증시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긍정적인 면도 있다"고 짚었다.

올들어 불거진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갈등은 증시에서 긍정적, 부정적인 이슈가 함께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민 본부장은 "선진국 시장이 이익증가율에 비해 주가가 훨씬 많이 올랐는데 이는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3% 인상할 것으로 봤다가 실제로는 1%대 인상에 그친 영향이 컸기 때문"이라며 "유동성이 계속 증가하는 국면에서는 주가가 잘 안떨어진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란 사태의 최대 변수는 국제유가인데 최악의 경우만 아니라면 미·중 분쟁보다 영향이 적을 것"으로 봤다.

오랫동안 주식 운용을 해온 만큼 국내 중소형주에 대한 민 본부장의 관심은 남다르다.

민 본부장은 "작년에 코스피는 주가지수는 좀 올랐지만 코스피 기업의 영업이익은 빠졌다"며 "하지만 중소형주는 작년에 영업이익이 평균 30% 성장할 정도로 펀더멘털이 양호했다"고 강조했다.

ROE가 양호함에도 중소형주 주가가 떨어진 배경으로는 '대형주 쏠림현상'을 꼽았다.

그는 "시장이 좋을 때라면 반도체도 사고, 중소형주도 사지만 시장에 불안감이 커지면 중소형주를 팔고, 반도체 위주의 대형주를 사는 수급상의 이슈가 생긴다"며 "한국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에 더 비관적인 경우도 많아 중소형주가 좀처럼 못 오르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럼에도 코스피 대형주의 경우 영업이익이 빠질 때 주가가 올랐다는 것은 그만큼 기대감을 선반영한 측면이 크다고 봤다.

민 본부장은 "올해는 대형주는 작년만큼 못 오를 수 있다"며 "펀더멘털이 양호함에도 주가가 못 올랐던 중소형주의 투자 매력도가 커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올해 투자 전략은 작년에 주가가 빠졌을 때 담아둔 좋은 기업들을 파악하고, 실적에 비해 주가 퍼포먼스가 안좋았던 기업 비중을 늘리는 것이다.

베테랑 펀드매니저로 유명한 민 본부장은 좋은 주식을 고를 때 뭘 중요하게 볼까.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을 알아채는 것이 중요하다고 민 본부장은 답했다.

아무리 싸도 시대에 뒤처지면 절대 수익을 낼 수 없다고 그는 말한다.

민 본부장은 "시대를 선도하면 비싸도 투자하며, 기업의 경쟁력, 특히 독점적인 면이 있는지를 제일 중요하게 본다"고 말했다.

마음에 드는 중소형주를 한번 발굴하면 굉장히 오래, 대형주가 될 때까지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그는 강조했다.

우리 증시의 위기가 올 가능성을 묻자 그는 "위기는 고점일 때 많이 온다"고 선을 그었다.

지금은 우리 증시보다 미국 증시가 워낙 고점이어서 빠질 때 영향을 받는지 여부를 보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주식투자로 산전수전 다 겪은 민 본부장이지만 2017년 바이오주가 1년 넘게 날아갈 때나 남북경협주가 급등할 때는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펀더멘털이 받쳐주지 않는 기업들이 오랫동안 강세를 보일 때는 굉장히 힘들었다"면서도 탄탄한 주식을 오래 가져가는 운용철학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코스닥벤처펀드도 코스닥 시장이 한창 버블이던 2018년 꼭지에서 출시해 지금도 플러스를 유지하고 있다"며 "당시 비상장주식, 벤처기업 등에 30% 이상 투자하라는 규정이 있었는데 CB 투자보다 괜찮은 회사를 발굴해서 투자하면서 수익률을 가져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조직 정비가 이미 이뤄진 만큼 수익률 관리와 새로운 펀드 론칭에 주력할 방침이다. 롱숏펀드, EMP 자산배분형 펀드 등을 새로 출시할 예정이다.

해외주식 투자도 준비중이다. 그동안 국내 위주로 투자를 해왔지만 글로벌 주식운용 라이선스를 받은 후 미국, 대만, 일본, 중국 중심으로 해외주식 펀드를 마련할 계획이다.

민 본부장은 "올해 증시 수급이 언제 회복될지는 알 수 없지만 펀더멘털 대비 과도하게 하락한 회사들은 투자 매력도가 높다"며 "국내 기업의 배당 성향도 점점 늘고 있어 배당주 수익률도 좋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민수아 본부장은 1996년 LIG손해보험 주식운용팀, 2002년 인피니티 투자자문 펀드매니저를 거쳐 2006년 삼성자산운용 주식운용팀 펀드매니저로 합류했다. 2012년에 삼성자산운용 밸류주식운용본부장을 맡은 후 2017년부터는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밸류본부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syju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8시 49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