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최진우 노현우 기자 = 기획재정부가 우리나라 국채를 선진국 채권지수인 세계국채지수(World Government Bond Index, WGBI)에 편입을 추진한다. 지난 2010년 시도가 무산된 후 10년 만에 다시 문을 두드리는 셈이다.

10일 관계부처와 금융시장 등에 따르면 기재부는 한국 국채의 WGBI 편입을 위한 내부적인 검토에 돌입했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우리나라 국채의 위상이 많이 높아졌다"면서 "타당성을 포함해 검토를 해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WGBI는 미국과 영국, 일본, 프랑스 등 20개국 이상의 선진국 국채가 대거 편입된 글로벌 채권지수다. 런던증권거래소의 지수 관련 자회사 FTSE 러셀이 관리한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투자기준으로 삼는 가장 큰 채권벤치마크지수인 만큼 편입시 해외자금이 더욱 몰릴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실 기재부의 WGBI 입성 시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기재부는 지난 2009년 외국인의 채권투자에 대한 비과세 혜택을 주는 것을 시작으로 WGBI 편입을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WGBI가 한국도 주요 선진국처럼 외국인 투자자에 법인세, 이자소득세 분야에서 비과세를 요구하는 데 따른 것이다.

FTSE 이전에 WGBI를 관리하던 씨티그룹 인덱스위원회는 같은 해 '코뮈니케'를 열고 우리나라 국채 편입문제를 논의했고, 더 지켜보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이듬해 최종적으로 "한국시장의 개선상황을 꾸준히 지켜봤지만, 한국의 WGBI 편입 시간표를 짜기에는 너무 이르다"면서 보류 판정을 내렸다.

이후 우리나라 정부도 외국인 투자자에 대해 다시 과세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WGBI 편입은 완전히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다.

이번에는 예전과 상황이 다르다는 게 채권시장 안팎의 평가다.

우선 당시와는 국고채의 위상이 크게 달라졌다. 지난 2009년 246조원이던 잔액은 지난 9일 614조원으로 2배 넘게 늘었다. 외국인 투자자의 비중은 15% 수준이다.

10년물 이상 장기물의 비중도 27%에서 50% 수준으로 역시 2배 정도 늘었다. 과거 차환 리스크가 큰 단기물에 치중된 것과 확연하게 달라진 것이다. 일평균 거래량도 2012년 이후 10조원이 넘고 있다.

신얼 SK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 국채가 WGBI에 편입되면 외국인의 시각이 이전보다 상향 평준화할 수 있다"면서 "금융시장의 불안전성이 높아질 때 또 하나의 방파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내다봤다.

신 연구원은 "실제 편입이 이뤄진다면 국채의 신용등급 상향 노력 이후에 금융시장에서 실질적이고 긍정적인 성과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편입에 성공하게 되면 외국인 자금이 상당히 유입되면서 원화가 강세를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며 "나아가 MSCI 지수에 편입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면서 "외국인 투자자에 세제 혜택을 줘야 하는데, 과거와 달리 기재부 차원의 일관성 있는 정책추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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