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코스피가 미국과 이란간 군사적 긴장 국면이 시작된 후 처음으로 2,200선을 회복했다.

증시에서도 중동 리스크가 대부분 희석되는 가운데 긍정론이 불거지고 있다.

10일 연합인포맥스 주식종합(화면번호 3200)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3일 2,200선이 무너진 후 급등락을 거듭하다 5거래일 만에 2,200선으로 다시 올랐다.

미국이 지난 3일 이란을 공습, 가셈 솔레이마니 전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양국의 긴장도는 급격히 높아졌다.

코스피도 새해들어 2,215선에서 2,150선까지 급락하면서 위기 국면을 반영했다.

하지만 이란의 군사적 보복에도 미국과 이란이 전면전으로 치닫지 않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군사적 카드보다 경제적 제재 카드를 꺼내들면서 시장 분위기는 바뀌었다.

중동리스크가 완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불거지면서 증시는 곧장 뚜렷한 회복탄력성을 보였다.

미국 증시는 역대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고, 코스피도 이란 사태의 부담을 소화한 채 2,200선으로 올라섰다.

증시 전문가들은 과거 중동지역 갈등이 장기화되지 않았던 점과 비슷한 양상이라며 주목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990년대 중동에서 전쟁이 벌어졌던 걸프전과 이라크전 사례를 되짚어 보며 걸프전 주가 급락 당시에는 금융불안 등 미국 경기침체 조짐이 있었던 반면 이라크전 당시에는 이미 침체가 끝난 시점이었다고 분석했다.

유진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이후 S&P500지수는 1990년 7월부터 10월까지 3개월동안 무려 16.9%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18% 급락했다.

당시에는 걸프전 영향과 함께 미국 저축대부조합 등 금융기관 부실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가 겹쳤다.

미국 주가는 1991년 1월 미국이 본격적으로 이라크를 공격하는 시점에는 이전수준을 회복했고, 브렌트유는 1990년 8월 이라크가 해상을 봉쇄하자 단번에 177% 올랐다.

2003년 이라크전이 경우는 달랐다.

전쟁 개시 후 미국과 한국의 증시가 각각 4.6%, 5.4% 올랐다.

국제 유가도 이라크전 이전까지 상승했지만 이후 제자리로 돌아왔다.

미국과 글로벌 경기가 침체를 벗어났고, 원유 공급 차질이 심하지 않았던데다 오히려 전쟁이 불확실성 해소 시점을 앞당겼다고 허 연구원은 분석했다.

허 연구원은 "현재 지정학적 여건은 다르다"며 "유가 급등 위험이 예전보다 낮아지고 있고, 당장 침체 우려가 크지 않아 리스크 오프로 전환할 정도는 아니다"고 언급했다. 이어 "추세보다 변동성 요인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코스피가 당분간 중동 리스크에 집중하겠지만 현재로서는 조기 진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양상이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외 증시 초점이 이란 지정학적 리스크 변수에 지속 집중될 전망"이라며 "트럼프측이 즉각적 대이란 경제제재 결의에도 추가 군사력 사용을 원치 않으며 새로운 핵합의 추진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발언했다는 사실은 사태의 조기진화 가능성을 지지하는 긍정요인"이라고 봤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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